응송 스님은 우리나라 근현대 차인을 대표하는 다승茶僧이다. 응송 박영희(應松 朴暎熙1893- 1990) 스님을 만난 것은 1989년 2월 27일 겨울이었고 그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일행과 함께 그가 만들어준 차를 마시면서 음미하고 있는데 일행 중 누군가가 불쑥 “차는 어떤 것입니까?” 라고 묻자, “차는 뜨거운 것이여, 뜨겁게 마셔야 지요” 하며 직접 법제하고 우려 준 ‘응송차應松茶’는 고온에서 덖은 ‘덖음차’인데 뜨겁게 목으로 넘어가면서 시원함을 느낀 특유의 차였다. 소박한 모습처럼 찻자리도 소담했다. 내가 마신 찻잔이
다구茶具는 차와 인간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형태는 일상용기와 다를 것이 없지만, 차인茶人들은 오롯이 차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고급 다구들을 사용해 차를 마셨다. 격불擊拂한 말차를 마실 때 흑유다완만 사용하는 것처럼, 다구의 재질, 기종, 기형, 문양과 사용법은 차에 따라 달리 해야 한다. 다구는 차가 있기에 다구로서 의미가 있고, 차는 적절한 다구가 없이는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문화가 되어버렸다. 차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다구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 차 문화 연구
한국 차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마치 ‘초의차’가 전통차이고 ‘초의 제다법’이 한국 전통제다법인 양 주장하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여 왔고, 그에 따라 ‘초의차’론은 한국 차문화와 차산업에 긍정 부정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른바 그 ‘초의차 신봉자’들 중에는 승려가 여럿 있고,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처럼 승려로부터 ‘유일하게’ 초의다맥을 전수받았다고 자처하는 ‘보살’도 있다(이하 경칭 생략).승려 초의차 신봉자들 가운데는 ‘초의차’ 관련 ‘차명인’ 칭호를 얻어 제다업체를 설립하고 초의차 장사를 크게 하는 이도 있고,
1600년대 독일 전역에 차가 전해지긴 했으나 커피 시장의 규모가 세계 3위( 미국 1위, 브라질 2위)로 커피의 나라로 불리운다. 그러나 홍차 물량으로는 영국이 6 배 더 많지만 값싼 티백을 주로 소비하는 영국보다 독일이 평균 7 배 비싼 고급 잎차를 마신다. 독일인들의 이러한 차 음용 전통으로 인해 다즐링 같은 매우 고급의 스페셜 티를 유럽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다. 독일 최대의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는 ‘프리미엄 블렌딩 티’의 세계적인 수출 항구로 유럽 차 도매 거래의 수도로 불리운다. 항구 도시인 브레멘 또한 티 무역에
왜 차를 마셔야 하는가? 어떤 차를 마셔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세계 제다사와 차문화사가 지향해 온 목표 및 진정한 다도와 차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 한국 차명망가들이나 차학자들이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가 얼마전 에 나온 차학자·차인들의 ‘좋은 차’에 관한 견해를 소개한 바 있었다. 다시 보자.“맑고 시원한 차”(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좋은 차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나, 나는 열이 많아서 약간 냉기가 있는 녹차나 청차 계열을 좋아한다”(조기정 전 목포대 대
그림으로 만나는 차 이야기15프랑스는 영국과의 교류가 많아서 17세기 중반 다양한 차문화가 연계되어 전파되었지만 커피와 쵸콜릿, 와인 등에 비해 차에 대한 선호도가 영국보다 낮았다. 그러나 영국과 달리 다양한 차를 계절이나 상황에 맞추어 정성껏 우려내는 ‘프렌치 스타일 티French Style Tea’문화가 독특하게 형성되어 있다. 오늘날에도 프랑스는 차를 대하는 세련된 방식과 차를 마시는 예절로 명성이 높다. 또한 꽃과 과일 향을 가미한 가향 블렌드 티와 정교하게 만든 파티스리 (프랑스풍과 벨기에풍의 과자가게, 제빵점), 그리고
카라반Caravan의 낭만홍차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영국과 더불어 또 다른 홍차 강국 러시아는 1700년대부터 중국과 차무역이 시작 되었다. 1727년 러시아와 중국 간 조약을 통해 접경 도시인 카흐타에서 차의 중개 무역이 시작 되었다. 영국과 달리 중국과 국토가 이어져 있는 러시아는 배 대신 주로 수백 마리의 낙타떼를 모는 대상 카라(Caravan)들이 중국의 차를 18,000km나 되는 모스크바로 공급하였다. 다양한 브랜드의 Russin Caravan Tea는 유럽인이 좋아하는 훈연향을 품고 있다. 중국에서 19세기 초 까지 수
차문화의 본질은 차를 왜 마시며, 어떤 차가 좋은 차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차를 마시는 행위의 문화적 속성 및 차를 마시는 목적을 충족시켜주는 주체인 차의 정체성이 차문화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차를 단순히 ‘기호식품’이라고 보는 데서는 ‘차문화’라는 수준 높은 문화적 용어가 통용될 수는 없다. 한국 전통 차문화를 생각할 때, 선조 차인들이 차를 마신 목적과 차의 이런 본질적 정체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느냐를 파악하여 계승할 가치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다산 제다법 한국정통 제다
본지는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학술세미나에 관련된 지상토론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본 지상토론에 참여해주신 남도정통제다 다도보존연구소 최성민 소장, 순천대학교 이욱교수, 정영식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명나라 초배법(炒焙法)과 한국 전통차, 타당한 콜라보일까?-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전통제다 자료 DB화’ 프로젝트 논란에 부쳐글 최성민.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소장.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 과 초빙교수. 철학박사‘전통제다 자료 DB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이욱 원장
미국독립의 도화선 ‘보스턴 차 사건’1674년 영국이 네덜란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네덜란드로부터 뉴암스텔담(New Amsterdam)을 빼앗아 많은 영국인이 그곳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식민지 미국인들은 영국인을 따라 동양의 차를 음용하는 생활을 하면서 젠틀맨이 되려고 하였다. 뉴암스텔담은 이곳을 선물로 받은 찰스 2세의 동생 요크 공의 이름을 따서 뉴욕(New York)으로 개명하게 되었고, 런던을 흉내 낸 뉴욕시는 수많은 커피하우스와 티가든의 설립을 지원했으며, 식민지 미국인에게 영국인의 차 마시기 습관이 그대로 전해졌다. 하
“전통차의 현대적 활용이 제다뿐일까?”라는 이욱 순천대 교수의 재빠른 반론에 답한다. 우선 이 제목을 이교수가 달았다면, 이교수가 이끄는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이 18억원의 국비를 받아 수행하고 있다는 프로젝트가 ‘전통 제다 DB화’ 작업 아닌가? 그렇다면 어떻게 핵심 키워드인 ‘제다’를 논외로 밀어내는 말을 할 수 있는가?이 교수는 국립대학 부설 연구원 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계시므로 자타가 인정하는 중견학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이 자신들이 주최한 학술대회로 야기된 논쟁에서 논점을 벗어난 방어 수단으로써 상대에게 제자
최성민 소장께서는 제 3자로서 활자 표현에 신중하시기를 바라며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으로서 한 마디 올리자고 한다. 먼저 학술대회 주최측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하여 사과드린다. 학술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인신공격이라고 표현하는 원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K대표의 무례한 말을 저지할 필요성이 있었던 점을 강조드린다. 그리고 최성민 소장의 글에서 틀린 점을 말씀 드리고자 한다. 최소장에 대해서는 지면을 통해서만 알아왔고 평소에 닮아보고 싶은 차지식인으로 여겨왔다. 최소장께서는 우리 대학원에 특강을 오신적이
최성민 소장의 반론 잘 읽었다. 먼저 일면식도 없는 사이에 불쑥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판하는 것이 실례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모 선생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 점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린다.다음으로 학술대회와 연구프로젝트의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듯싶다. 우리 연구프로젝트의 내용은 ‘문헌에 남아있는 한국 전통차 관련 자료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 전통차 제다인들의 작업 과정을 취재, 정리하여 DB화’하는 작업이다. 제다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지만, 그 근본적인 목적은 한국 전통차가 가지고 있
필자의 “품위와 상호존중의 원칙 아래 순수한 학술적 공방을 생명으로 하는 학술대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사태가 국립 순천대 ‘전통차 ... ’ 학술대회에서 벌어졌다”는 취지의 기고문(24일자 )에 대해 이욱 순천대 교수가 25일 반론을 실었다. 이에 반론한다.먼저 내가 라는 기고를 한 것은 현장을 목격한 청중의 한 사람이자 전통 제다의 진정한 정체성 확립을 걱정하는 사람으로서, 무엇보다도 어느 학술대회에서
본지는 지난 6월23일 국립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 대해 (사) 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최성민 소장이 기고문을 보내왔다.이에 학술대회를 주관한 국립순천대 이욱교수의 반론문을 싣는다. 본지는 본 학술대회에 대한 건강한 반론을 기대한다.지난 6월 23일 필자가 재직중인 국립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 대한 모 선생님의 비평 글을 읽고 학술대회를 조직한 당사자로서 몇 가지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을 필요를 느꼈다.먼저 학술대회의 개최 취지에 대해, 모 선생은 “한국 차의 전통과 역사적 가
순천대학교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의 학술대회에서 ‘내용 빈약’을 지적하는 청중의 질의에 토론자가 인신공격성 폭언을 퍼붓고, 토론 좌장은 이를 제지하는 대신 오히려 청중의 질의를 힐난함으로써 국립대 학술대회의 격을 되돌아보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23일 순천대 박물관 2층 시청각실에서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고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이 주최한 ‘한국 전통차의 현대적 활용’이라는 주제의 학술대회가 열렸다. 순천대학교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이욱 원장은 이 학술대회 개최 취지에 대해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차 산업과 문화가 발전해가는 과정과 그 역사를
그림으로 만나는 차이야기 1219세기 차의 대중화로 영국인들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차에 대한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고, 1833년 두 세기 반 동안 이어져 왔던 동인도회사의 중국차 수입 독점권이 폐지되고 무역이 자유롭게 되자 차의 자유 경쟁 시대가 열렸다. 동인도회사의 독점 시대에는 중국에서 영국으로 차를 싣고 가는 배의 속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 무역시대가 열리면서 각 국의 배가 청나라에서 런던까지 얼마나 빨리 운송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되었다. 운송 시간이 단축될 수록 차의 신선도가 더 올라간다
최근 『초의선사의 다도 연구』(박동춘 지음, 조계종출판사)와 『여연스님의 동다송 이야기』(효서여연·나웅인 지음, 이른아침)가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나왔다. 『초의선사의 다도 연구』는 서문에서 “2010년에 출간한 『초의선사의 차문화 연구』를 대폭 수정하고 보완하였다”고 했다.또 『동다송 이야기』는 서문에서 “우리 차문화와 역사가 얼마나 유장하고 깊은지 말하고 싶었다. 『동다송』을 최대한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읽어보자는 것”이라고 하여 책 출판 동기와 목적을 각각 밝혔다. 『초의선사의 다도 연구』는 저자 소개에서 “초의선사의 다맥을
산업혁명 후 영국 도시 노동자 들에게 우유와 설탕을 넣은 따뜻한 홍차는 단백질과 당분의 공급처이자 피로 회복제였다. 홍차가 노동자들의 열량 보충제로 인기를 끌자 독일 주도하에 값비싼 설탕 공급이 폭증하면서 차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서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영국’ 하면 밀크티를 떠 올린다. 밀크티는 홍차의 쓰고 떫은 맛을 중화시키며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우유를 넣어 마시는 음료로 영국에서 가장 즐겨 마시는 차의 형태이다.“Milk in First or Last?”영국에서는 오랜기간 동안 우유가 먼저냐 (M.I.F) ? 홍차가 먼
그림으로 만나는 차 이야기차의 시작은 중국이지만, ‘홍차의 나라’ 하면 영국을 연상한다. 유럽에서 차를 맨 처음 접한 이들은 포르투갈인이었다. 1498년에 포르투갈의 항해사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 1469~1524)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직항로를 발견했다. 이때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 중심 무역 시대는 막을 내리고 동방무역의 중심 도시는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 후 중국 광둥을 거쳐서 도자기와 비단, 향료 등의 무역을 독점하였고 1541년에는 일본 나가사키까지 활동을 넓혀 마침내 유럽 나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