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빛따라 한가로이 강가를 거닐고연두빛 흐느적 거리는 곱설버들 곱게 얼굴 내미네.부산한 봄 발자국 소리만 내내 북적이고찾아오는 손님 없으니 오로지 홀로 봄을 맞는 것 같네.아리랑이처럼 다가와 귓전에속삭이는 봄비가 창문을 때리고거칠게 살랑대는 바람에 꽃잎이 속절없이 떨어지네.물 길어다 돌솥에 끓이며아직 오지 않는 햇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네.
봄날 꽃과 함께 봄을 떠나보내니아릿한 그리움을 누구와 함께 나눌까.흥겨운 꽃날의 흥취는 금방 어디가고가을의 끝자락에 머물고 있는 이몸은하루 하루 저물어가는 봄날 같구나.작은 방 한켠 다구를 끌어내고송향머금은 검은 숱에 불을 붙이네.서부해당화 꽃 피고 봄물은 파도처럼 넘실 거릴 때아지랑이 향기 찾아와 내 마음을 적신다.
봄 아지랑이 샛 바람에 화들짝 놀라 깨어나고창 아래 차 달이는 돌솥연기만 푸르네.뜰 앞 수선화 홀로 일찍피어님을 기다리는 마음 애타게 하네.차 연기는 하늘하늘 창문앞서 피고가지 끝에 매달린 황금빛 자태만 봄 볕처럼 따뜻하네.
목련꽃 피고 봄물 넘실걸릴 때 그 봄빛 타고 누가 날 찾아와 주겠는가. 어지러운 세상에 차향이 일어나고 이끼낀 사립문엔 봄비 지나간다. 창밖 돌샘에서 물소리 들리고 꽃몽우리 머금은 목련이 봄 날을 끌어온다. 목련의 꽃말은 은혜와 존경이다. 봄을 재촉하던 비가 그친 뒤 조용히 피어나는 목련을 회령화기에 담았다.다화:(사)수로회 수빈회장 오미숙 화기: 소담재
동백의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매화의 꽃말은 인내와 고귀다. 겨울 찬바람 사이로 붉은 동백이 지천이다. 겨울을 이겨낸 매화는 변치 않는 선비의 기개를 품고 있다. 겨울과 봄 사이 동백과 매화는 봄을 알리는 화신의 전령사다. 투박한 소담재의 화병에 굽고 휘어지며 세월을 이겨낸 매화와 붉디 붉은 화염인 동백을 담았다. 휘어지고 또 휘어지며 부드러움속에 강함을 담은 매화와 가녀린 동백의 이중주는 풍성하고 안온한 절제미를 담았다. 다화 수로회 수빈회 오미숙. 화병 소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