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프리지아 붉은 모란 패턴 다기세트 그림 이경남
독일 동프리지아 붉은 모란 패턴 다기세트 그림 이경남

1600년대 독일 전역에 차가 전해지긴 했으나 커피 시장의 규모가 세계 3위( 미국 1위, 브라질 2위)로 커피의 나라로 불리운다. 그러나 홍차 물량으로는 영국이 6 배 더 많지만 값싼 티백을 주로 소비하는 영국보다 독일이 평균 7 배 비싼 고급 잎차를 마신다. 독일인들의 이러한 차 음용 전통으로 인해 다즐링 같은 매우 고급의 스페셜 티를 유럽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다. 독일 최대의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는 ‘프리미엄 블렌딩 티’의 세계적인 수출 항구로 유럽 차 도매 거래의 수도로 불리운다. 항구 도시인 브레멘 또한 티 무역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가향 블렌딩 티 등 프리미엄 차 가공 실력은 유럽 최고 수준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독일은 티의 자국 소비보다 블렌딩 해서 프리미엄 티로 수출하는 양이 많은 나라이다.

독일 티 애호가들은 높은 식견과 고품질의 티와 허브티에 대한 선호가 강했다. 그리하여 로네펠트 같은 세계적인 티브랜드가 만들어 졌고 유럽에서 최초로 중국의 자기 제조 비법을 알아 내어 1709년 마이센 가마가 중국식 다기세트를 제조하는데 성공 하였다. 다기 디자인은 중국식 모델로 찻잔은 매우 작고 손잡이가 없었으며 받침 접시는 얇은 그릇에 가까웠다. 이 시기 유럽의 대대적인 중국풍 유행의 영향이었다.

유럽의 ‘차 수도Tea Capital’ , 함부르크와 동프리지아East Frisia, Ostfriesland

독일 북서부인 동프리지아 지역은 독일 홍차 문화에서 가장 특별한 곳이다. 영국과 네덜란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차 무역이 성행했고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지역이다. 1610년 부터 네덜란드를 통해 차를 접했고 당시 동프리지아 선박이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를 통해 차 무역을 시작하였다. 그로 부터 100여 년이 지난 후 차는 가장 인기 있는 음료로 정착되었다. 커피를 주로 마시는 다른 독일 지역에 비해서 동프리지아 지역은 차를 12 배나 많이 마신다. 아침과 저녁 뿐만 아니라 오전 11시 경 그리고 오후 3시 경의 티타임이 있다. 차는 보통 아쌈과 실론을 혼합하여 향이 풍부하고 진한 차를 마신다.

약 400 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동프리지아는 특유의 음용법으로 차를 우린다. 아쌈 위주로 블렌딩 된 영국스타일의 강한 홍차를 선호한다. 하얀 돌멩이 모양의 설탕인 클룬체를 먼저 넣고, 차를 붓고는 크림용 스푼을 사용해 유지방이 50%이상의 생크림을 넣어서 설탕이 녹을 때 까지 계속 마신다. 크림을 넣되 절대 젓지 않는다. 크림이 천천히 확산되면서 하얀 구름처럼 보인다. 설탕은 땅을 , 차는 물을 , 크림은 구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때 차의 보온을 위해 티워머를 사용한다. 차를 마시면 먼저 크림의 풍부한 맛이 가득 느껴지며 그 다음은 차의 쓴 맛, 마지막으로 설탕의 달콤한 맛을 음미한다. 동프리지아에서는 드레스덴 다기 세트(Dresmer Teegood)를 선호한다. 드레스덴 다기 세트는 1764년 개업 이래 현재까지 성업 중인 발렌도르프 도자기 회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붉은 모란 패턴(Rood Dresmer)이 유명하다. 드레스덴 티세트의 특이점은 티팟을 데우는 워머(Warmer)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독일의 차 문화는 문학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는데, 괴테는 티파티가 친구를 맞이하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또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는 베를린의 티룸에서 차에 관하여 유명한 시를 썼으며, 차를 마시며 기운을 얻었다.

티테이블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네.

남자들은 사랑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여자들은 사랑을 더 섬세하게 느끼는 편이었지. -H.Heine

독일 하면 떠오르는 커피나 맥주 외에도, 홍차 소비에서는 질 적인 면에서 독특한 소비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 값 싼 티백 위주의 소비를 하는 영국인들 보다 고급 잎차 음용률이 높은 독일인들은 다양한 스페셜티에 대해 높은 선호를 보여 주고 있다. 어쩌면 유럽의 차문화를 보급하는 데서는 영국이, 차문화를 고급화 하는데는 독일이 이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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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그림 부산여자대학교 이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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