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덖는 사월이면 매일 하루 한번 왕복 두 시간을 섬진강변을 달려 차밭을 다녀온다. 채엽한 찻잎은 그날 솥에서 건조까지 다 마무리를 하고 잠을 잔다. 때로는 새벽, 때로는 꼬박 날을 샌다. 차를 덖을 때 불길이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느린 거북이 처럼 느릿느릿 해야한다. 새벽녁이 되면 기온도 내려가고 졸음이 몰려오면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덖는다. 경쾌한 클래식을 듣는다. 강가에 야생 갓 꽃이 유채꽃 처럼 피어 노란 파도처럼 일렁거리는 눈부신 날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 강렬한 재즈나 블루스곡으로 스피커 볼륨을 높이고 차밭으로 달린다
햇차를 만들었다. 칠순이 훨씬 넘은 노 부부가 하루 종일 겨우 4kg를 땄다. 코로나 탓인지 차 덖는 사람들도 열정이 옛날처럼 시덥쟎다. 불가능 한 작업이지만 혼자서 4kg를 덖었다. 새벽 두시까지 햇차 2kg를 완벽하게 마루리 했다. 갓 덖어 낸 햇차를 부처님께 올리고 잔뜩 기대하고 마셨다. 늘 하던 일인데, 늘 마셔왔던 차 맛인데 햇차라는 탓에 감동이100배다. 찻 잎을 채취하는 노 부부는 잎이 너무 작다고 철썩같이한(찻잎채취) 약속한 것을 어기고 또 미룬다. 이틀 후에 채엽 하기로... 덕분에 나도
최근 반가운 봄소식과 함께 세상에 나온 신간 차책 『神妙신묘』는 전례없는 혁신적인 내용과 한국 차계 및 차학계의 퇴행적 행태에 대한 가감없는 비판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차와 차문화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해 한국 차계와 차학계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선도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한국 차와 차문화의 앞날을 위한 실효성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저자의 인터뷰를 싣는다. 저자 최성민씨는 전남 곡성에서 산절로야생다원과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를
가을 햇살 너머로 풍경소리가 들린다. 꿈인 듯 서성거리는 그림자.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나침판. 아련히 들려오는 것들. 그것이 무엇이었든. 지그시 눈을 감고 만다. 살며 배운다는 것. 자신도 모르게 피부가 되어가는 것.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조금씩 자신의 아집을 버리며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사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만의 아집 즉 고집이 더 견고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을 놓지 않으려는 자신과의 사투다. 그 고집, 아집을 버린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잃어버리
‘찻집’은 한국 고유의 차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입니다. 특히 한국의 멋을 살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하였으며 이를 위해 전통 찻집에 방문 하여 차를 대접 받는 느낌을 형상화했습니다. 패키지는 겉 상자와 내부의 세부 상자들로 구성되었으며 겉 상자는 창호의 모양새와 한지의 종이 질감을 살린 두툼한 종이 상자로 디자인 되었고, 내부 상자들은 각각의 차 종류에 따라 디자인된 삽화가 사용되었습니다. 각각의 삽화들은 차의 종류에 따라 대표되는 찻잎을 메인에 사용하고 고급스러운 레이아웃과 그 위에
하동지역 차와 야생차문화 콘텐츠가 결합된 플리마켓이 열린다. 하동군 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은 오는 23일 하동 악양면 최참판댁 내 마당에서 ‘백개의 차, 백개의 다원, 백개의 스토리’란 슬로건을 걸고 ‘TEA 플리마켓 입장’을 개최한다. 이번행사는 차 13개팀과 티푸드 및 수공예품등이 참여하는 직거래장터, 셀러별 티클래스가 진행되는 체험행사, 해금공연등 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행사에서는 또 전 방문객을 대상으로 나눔찻잔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매월 1회 개최될 예정인 하동 TEA 플리마켓 입장에 관한 셀러참가문의나 개최공지
인간은 최선을 희망하고 최악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 때문에 장벽을 세운다. 수많은 외부인이 장벽을 넘어 넘어올 때, 현지 주민들은 기존의 질서와 가치관이 무너질까 두려워한다. 세계적으로 이민법이 강화되고 인종주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사람들은 전쟁과 가난, 급변하는 기후 때문에 장벽을 넘어 타지로 간다. 세계의 인구는 더 증가할 것이고, 집단 이주는 단기간에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부자 나라들은 장벽을 계속 세울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책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 세계가 전 지구적인 부의 재분배를 통해 G20 국
이 책은 1945년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정리하고 정치사회의 변천과 미적 가치의 양면에서 그 특징을 설명한다.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5년을 기점으로 삼은 이유는 한국 현대미술이 양식이나 표현 등 미술 내적 논리에 따라 형성되었다기보다 시대상황의 영향 아래 전개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전쟁과 분단, 서양 문화와 가치관의 수용과 거부, 이념 갈등, 군부독재,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군사정권과 민주주의 개혁 등 현대사의 격동 속에 그 역사의 기억을 갖가지 주제나 징후로
“우울한 날에도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위로가 된다”에마 미첼은 25년간 우울증을 앓았다. 『야생의 위로』는 저자가 반평생에 걸쳐 겪어온 우울증에 관한 회고록인 동시에 몇 번의 심각한 우울 증상을 겪는 동안 만난 자연의 위안에 관한 일 년간의 일기다. 미첼은 가벼운 무기력증에서 자살 충동에 이르기까지 우울증의 다양한 양상을 경험하며, 그런 시기마다 자신을 위로했던 자연의 모습을 생생한 글과 그림, 사진으로 옮긴다. 매일 산책길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고 스케치하고 사진으로 찍는 과정이 쌓여 가장 힘겨운 날에도
중국 청나라 6대 황제인 건륭황제(1711~1799)가 85세에 이르러 가경에게 황위를 양위하려 했다. 원로대신들이 만류하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라에는 하루라도 지도자가 없어서는 아니 되고(國不可 一日無君), 지도자에게는 하루라도 차가 없어서는 아니 된다.(君不可 一日無茶) .중국인들의 차 소비의 75%가 불발효차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이 녹차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중국인들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차를 많이 마셔셔다. 녹차의 카테킨류는 혈관 경화를 억제하고 체지방 분해효과가 높아 건강장수에 기여한다
신종 코로나로 세상은 지금 카오스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중심의 세계가 가져다준 파괴의 역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세상 또한 우리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 바로 코로나다. 코로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져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구반대편의 일이 남의 일이 아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아마존의 산불, 호주의 산불, 미국의 산불이 가져온 효과는 우리에게 추운 겨울을 빼앗았다. 그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들이 있다. 겨울철 축제로 먹고 살았던 사
곧 민족의 명절인 설이다. 설은 온 가족이 모여 올 한해를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낼 수 있도록 기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설날에는 온 가족이 함께 만든 음식을 따뜻한 마음으로 나눠 먹는다. 설은 그래서 가족들의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은 늘 그렇듯 불공평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설날 함께 먹을 식량이 부족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광명한 사회에 아직도 살얼음이 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 하다.매년 이럴때면 나타나는 측은지심의 나한들이 있다. 광주에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나한이 5년전부
2009년 악양면으로 한정됐던 국제슬로시티가 하동군 전역으로 확대 인증됐다. 군 전역이 국제슬로시티로 인증된 것은 담양군에 이어 국내 2번째다. 하동군에 따르면 국제슬로시티연맹(회장 스테파노 파사니)과 한국슬로시티본부(이사장 손대현)는 지난 20일자로 하동군 전역을 국제슬로시티로 공식 인증했다. 국제슬로시티연맹과 한국슬로시티본부는 하동군이 국제슬로시티 운동의 철학과 프로젝트를 실행해 나가는데 문제가 없어 국제슬로시티로 재인증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특히 하동군은 녹차·재첩·체류형 관광지·힐링 슬로라이프 등 슬로시티가 지향하는 3대 운
‘선심호운’이라는 주제로 자사호와 불교사상에 대해 알 수 있는 이야기 한마당이 열린다. 한국차문화사상연구원과 조계사다도회가 주관해 오는 12월 6일 오후 2시부터 한국문화정품관에서 열리는 이야기 한마당에서는 한국문화정품관 박현선생의 ‘현대 인문자사의 특징’, 범택봉작가의 ‘불교관과 자사호의 세계’에 관한 주제발표와 작품감상 및 설명회로 진행된다. 범택봉은 자사예인紫砂藝人이며 현재 용덕당龍德堂을 운영하는 당주堂主이다. 또한 청자靑瓷와 여자汝瓷,천목잔天目盞 등 자기瓷器 공예에도 능통하다. 그는 중국 도기의 수도로 알려진 이싱시宜興市 띵
한국차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그 해답의 단초를 찾아가는 워크숍이 열린다. 제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1일까지 제주온난화대응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한국차가공특성기술수립방안 워크숍’을 개최한다. 10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이번 워크숍은 남부대학교 추민아교수의 ‘녹차의 가공특성기술 수립방안’,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강수영박사의 ‘홍차의 가공특성 기술 수립방안’, 목포대학교 이현정 박사의 ‘후발효차 가공특성기술 수립방안’, 오설록농장 이민석 박사의 ‘가루녹차 가공특성기술 수립방안’등이 발표된
한국차계는 한 마디로 말하면 압사지경이다. 차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기승전결 모두 중국차의 열풍에 휩쌓여 있다. 백차에서 시작해 보이차, 청차, 흑차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중국차의 위력에 녹차와 발효차의 영역에 갇혀 있는 한국차가 설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차 뿐만 아니다. 찻그릇을 포함한 차도구 영역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차시장의 거대화로 인해 중국의 값싸고 질 좋은 중국의 차도구가 차 공예가들을 서서히 숨막히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차와 차도구들이 나쁜가. 그렇지 않다. 한국의 녹차와 발효차는 안정성을 시작으로 맛과
1999년이전에는 덖음차만 만들었다. 냄비 하나 걸고 한해 동안 마실 차를 준비했다. 2000년 봄 부터 차솥을 4개를 걸고 덖음차를 1톤씩 만들었다. 지금 생각 해봐도 아찔하다.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왔을까. 그때 경험이 차 맛을 찾아 내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누가 아홉번을 덖었니, 초의선사가 이렇게 덖었을거라니 저렇게 덖었을거라니 온갖 말들이 난무했다. 나는 그런말에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내가 직접 경험해서 얻은 것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2003년 처음으로 세상 밖 차꾼들과 교류가 있었다. 그
는 나의 평생 숙원 사업이다. 차 문화가 기성세대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젊은이들로 부터 점점 멀어져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 때문이다. 나의 젊은 시절에도 그랬던 것 같다.어른 스님들께 귀하게 얻어 마시는 차가 늘 갈증이 났고 구하기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내가 직접 차를 덖게 되었고 30년 넘도록 차 맛을 찾아 오늘 날 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는 나이가 드니 차를 덖는 일이 힘에 부친다. 그동안 계속 차 만드는 일을 누군가가 물려받아 배웠으면 했는데 그 인연이 쉽지 않았다.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
빛 품어 밝은 보듬이전이 열린다. 갤러리 차와문화에서 5월 1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밝 보듬이전’에는 유태근의 ‘청화포도문밝보듬이’, 김종훈의 숨별밝보듬이’, 심재용의 ‘마애불밝보듬이’, 허경혜의 ‘나한밝보듬이’, 심영란의 ‘철화밝보듬이’, 장기덕의 ‘청봉밝보듬이’, 정갑용의 ‘새뜻밝보듬이’가 출품된다. 보듬이의 창안자인 정동주 동다헌 헌주는 각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유태근 ‘청화포도문 ᄇᆞᆰ 보듬이 9.9×11.5cm’는 “옛길이 아주 끊기지 않는 것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