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계와 차학계 퇴행적 행태 한국 차 위기 가속화 요인

특별인텨뷰-『神妙신묘』의 저자 최성민 이상균 기자l승인2021.02.05l수정2021.02.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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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반가운 봄소식과 함께 세상에 나온 신간 차책 『神妙신묘』는 전례없는 혁신적인 내용과 한국 차계 및 차학계의 퇴행적 행태에 대한 가감없는 비판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저자 최성민씨는 전남 곡성에서 산절로야생다원과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를 운영하며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최근 반가운 봄소식과 함께 세상에 나온 신간 차책 『神妙신묘』는 전례없는 혁신적인 내용과 한국 차계 및 차학계의 퇴행적 행태에 대한 가감없는 비판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히 현재 한국 차와 차문화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해 한국 차계와 차학계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선도적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한국 차와 차문화의 앞날을 위한 실효성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저자의 인터뷰를 싣는다. 저자 최성민씨는 전남 곡성에서 산절로야생다원과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를 운영하며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편집자주>

Q: 『신묘』에는 제다현장에서 겪은 고민과 생생한 체험에 기반한 학술적 연구 등 지금까지 다른 다서나 차담론에 없었던 내용이 많다. 한국 차계와 차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초의차’의 허상을 지적한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부풍향차보』의 생배법生焙法, ‘다산차떡茶山茶騈’의 녹차적 특장점 및 제다원리도 최초로 밝혀낸 것 아닌가? 청태전과 뇌원차 복원의 무모성과 허위성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독자에게 바라는 바는?

A- 저술 동기는 한 마디로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국 전통 차와 차문화 실태가 주는 경각심이다. 저술 목적은 그 위기 탈출을 위해 전통 차의 실질과 차 문화의 본질을 밝혀 알리자는 것이다. 한국 차계와 차 학계는 한국 차의 위기는 외면하고 오로지 허위의식으로 허상을 좇으며 명리추구에 돌진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한국 차의 위기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한국 전통 차의 상징인 녹차와 전통 차문화의 참모습인 수양론적 다도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Q: 저자는 현재 한국 차가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위기 상황의 실체 및 원인, 위기탈출 대안을 말해달라.

A- 보도된 바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커피소비량은 국민 1인당 353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7배에 달했다. 커피는 갓난 아이를 포함한 전 국민이 하루에 한 잔 이상 마신 셈이다. 녹차는 2016년도 국민 1인당 년간 소비량이 3522.3g, 하루에 10g꼴이었다. 찻잔 하나의 녹차량이 30g이라면 국민 1인당 사흘에 한 잔 꼴로 마신 셈이니 커피 소비량의 1/3에 못 미친다. 여기에 요즘 쯔나미처럼 밀려드는 보이차 상업주의를 생각하면 우리 전통 녹차의 운명은 명재경각命在頃刻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또 최근 차학계와 지자체 일각에서 오래전 도태 폐기된 옛 차 복원(?)에 돈을 쏟아부어 전통 녹차 죽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대형 차 행사장에는 국산 녹차는 사라지고 중국차 흉내낸 산화차류가 진을 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어느 대학 연구소에서 낸 ‘연구총서’는 “녹차는 보관이 힘들고 맛의 차이가 심해 널리 보급되기는 힘들다. ...발효차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잎차뿐만 아니라 덩이차 쪽으로도 소비자의 선택이 넓어지고 있다. 보성군도 이제 녹차 일변도에서 벗어나 차의 종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녹차위기 상황에서 녹차제다 이론을 개발하여 한국 녹차의 수준을 높여야 할 차학계가 이처럼 무지하고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녹차는 티벳이나 몽골처럼 오지에 대량 가져다 곰팡이 슬도록 오래 쌓아두라는 차가 아니다.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수퍼푸드’에 녹차만 유일하게 선정된 이유가 뭐겠는가? 차학을 한다는 사람들이 녹차의 특장점을 모르고 저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면 학자적 자격이 없는 것이고, 알면서도 다른 목적으로 저런다면 ‘학자’라는 이름을 권력이나 수단으로 위장 활용하는 몰염치한 팽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국 차 위기탈출 대안은 전통 제다와 차문화(다도)에 대한 본질적 이론을 재정립하여 한국 차(녹차)의 질을 높이고 이를 수양다도의 소재로 삼음으로써 한국 차와 차문화의 실질적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즉 한국 차를 한낱 커피나 보이차 따위와 같은 ‘기호식품’ 반열에 추락시키지 말고 ‘심신건강수양 음료’로서 제 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 "수제차 농가와 제다인들은 녹차의 특장점을 잘 이해하고 질좋은 녹차를 제다하여 대중의 차생활 수준을 높이고 차산업 분야 제다의 질을 이끄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차계는 전통 차문화의 본질을 이해하여 ‘다례’와 같은 퍼포먼스 위주 행다를 지양하고 전통 녹차 기반의 ‘한국 수양다도’ 전통을 살려야 한다. 그것이 선현들의 뜻을 좇아 위기에 처한 한국 차와 차문화를 살리는 길이다."고 주장하는 최성민 저자.

Q:녹차와 한국 수양다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례와 수양다도는 어떻게 다른지, 거기에서 녹차의 역할은 무엇인지?

A- 외국 학자들의 논문을 보면 중국 다예茶藝, 한국 다례茶禮, 일본 다도茶道를 논하고 있다.

중국은 차와 다도의 원조이지만 다양한 차의 향에 기인하여 차를 기호품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일본은 ‘일본 다도’를 고유 명사화하여 국제적 브랜드로 격상시키고 이를 스토리텔링 삼아 일본 ‘그린티’를 글로벌 브랜드로 올려 놓았다. 그런데 일찍이 한재 이목 선생과 초의 선사는 각각 『다부』와 『동다송』에서 녹차 음다를 통한 수양의 양태로서 ‘한국 수양다도’를 말했다. 이 ‘한국 수양다도’ 이론은 중국이나 일본에 없는 세계 최고 유일의 다도 수양론이다. ‘한국 수양다도’에서 녹차의 역할은 ‘다신茶神’으로 일컬어지는 우주자연의 생명력을 품고 다도 수양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신묘(神妙’의 원리이다. 오늘의 한국 차계나 차학계가 이를 망각하여 ‘다례’를 붙들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조상 모독이다. 현행 다례는 일부 차단체들이 각기 다른 양태로 꾸며놓은 퍼포먼스에 불과한 것으로서 정체성이나 수양론적 철학성이 없다.

70년대 후반에 차인 연합체가 생기면서 소속 단체들이 독자적인 존재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자 다른 형식을 만들어 난립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차인 모임체 설립을 최초로 제안한 무초 최차란 선생(1926-2018)은 일찍이 이런 현상을 예견하여 “(다도의 본질을) 모르는 이가 모르는 이들을 가르치니 모두가 모르게 되었다”고 한탄한 바 있다.

▲ 최성민 저자는『神妙신묘』에서 한국차문화와 차산업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바탕을 한국차문화산업이 나아갈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Q :『신묘』에서 현행 한국 차계와 차학계를 질타했다. 차계와 차학계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며, 개선의 방향은?

A- 한국 차계와 차 학계가 전통 차와 차문화의 본질과 실질을 도외시하고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허상을 좇으며 명리추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전통차, 특히 녹차가 어떤 성분적 특장점을 지니기에 다도 수양을 가능하게 하는지, 다도 수양의 원리가 무엇이며 그것이 녹차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런 실질적인 문제를 모르기 때문에 ‘다례’라는 영혼 없는 허례허식 행다를 일삼거나 폐기된 산화 변질차 복원을 부르짖는다. 심지어 다례에 녹차가 아닌 산화차나 티벳에서 야크젖을 타서 먹는 보이차류 또는 감잎차 등 차 아닌 것들을 쓰고 있다.

또 ‘초의차’의 실체 규명 보다는 환상에 매달리면서 “‘초의차’의 맛은 시원하다”는 등 허언(虛言)을 남발하고 있다. “한국 차문화의 중심이 불교”라는 주장도 역사적 사실을 무시하고 ‘초의차’를 강조하기 위한 아전인수 성격이 짙어 보인다. 조선시대에 숭유억불에 따른 사찰경제의 피폐로 불가 차문화가 위축되었다고 하는데, 차문화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제다는 한 두 평의 차 밭과 두 세 명의 인력만 있어도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국비 지원이 많고 재력이 풍부해진 오늘날의 불가에서 보이차나 커피 따위 마시는 일 외에 수양론적 전통 차문화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 일찍이 초의는 『다신전』 발문에서 “총림에 조주풍(음다 관행)은 있으나 다도(차를 만들고 보관하고 우려내는 방법)는 모른다”고 한 바 있다. 한국 차학계가 한국 전통 차문화의 본질과 정체성 탐색 등 학문적 본분을 게을리하고 ‘학문’을 명리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한국 차문화의 앞날에 매우 불행한 일이다. 『신묘』에서는 한국 차계와 차학계의 이런 몰지각, 무지, 비학문적 행태를 지적하고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Q: 곧 제다철이 온다. 한국 녹차의 바람직한 제다법을 말해달라.

A-앞에서 말했듯이 녹차는 성분 함유율로 볼 때 차 중에서 최선의 차이고 차로서는 유일하게 ‘세계 10대 수퍼푸드’에 선정되었다. 차의 원조국 중국에서도 현재 차 소비량의 65%가 녹차다. 일본차의 주류인 ‘일본 그린티’도 녹차다.

한국에서도 ‘보성 차밭’을 흔히 ‘보성 녹차밭’이라고 하지 않는가. 여기에서 한국 차학계 일부에서 차 산지 지자체와 결탁하여 세계 제다사에서 그 가치를 잃고 일찍이 폐기된 고대의 산화차류 계통 ‘고리짝 차’를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만지작거리는 일이 얼마나 우습고 퇴행적인 행태인지를 잘 알 수 있다. 녹차가 뛰어난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차의 3대 성분인 카테킨 테아닌 카페인을 적절히 함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과 같은 온대 소엽종 찻잎엔 상대적으로 카테킨 성분이 적고 다도수양에 유리한 테아닌 성분이 많다. 따라서 한국 찻잎으로는 적은 카테킨 성분을 잘 보전하고 테아닌 성분을 활용하는 녹차 제다에 전념하는 게 마땅하다. 녹차의 테아닌 성분은 다도수양에 유리하므로 한국 녹차와 한국 수양다도가 짝을 이루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수양론적 차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녹차는 또 면역증진 등 건강기능 효능을 발휘하는 카테킨 성분을 잘 보전하고 있으니 ‘심신건강수양음료’인 것이다.

따라서 녹차 제다는 녹차와 차문화의 이런 수양론적 기능과 관계를 염두에 두고 임하는 게 중요하다. 『신묘』에서는 제다와 다도가 이런 수양론적 원리인 ‘신묘神妙’로 연결돼 있다고 하였다. ‘신묘를 담아내는 제다, 신묘의 발현에 의한 다도수양’이어야 한다.

신묘를 담아내는 제다란 녹차 제다에 있어서 초의가 말한 ‘다신(茶神)’을 제대로 살려내는 일이고 이는 곧 찻잎이 자연상태에서 품고 있는 카테킨 테아닌 카페인 등 차의 3대 성분을 잘 보전해 내는 일이다. 이를 초의는 『동다송』에서 “採盡其妙 造盡其精...”이라 하였다. 녹차제다에서는 이러한 차의 자연성을 살려내기 위해 ‘구증구포’나 고열살청과 같은 인위(人爲)를 최대한 자제하는 게 중요하다.

Q:한국 차문화의 나아갈 방향은?

A_ 우선 제다와 차문화의 이론을 정립하여 차계를 선도해야 할 차학자들이 학자로서의 사명감과 양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초의차’라는 허상을 부르짖거나 쓸모없는 옛차 복원에 예산을 탕진하게 하는 등 학문적 진실에 반하고 한국 차의 질과 차문화를 퇴행시키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 수제차 농가와 제다인들은 녹차의 특장점을 잘 이해하고 질좋은 녹차를 제다하여 대중의 차생활 수준을 높이고 차산업 분야 제다의 질을 이끄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차계는 전통 차문화의 본질을 이해하여 ‘다례’와 같은 퍼포먼스 위주 행다를 지양하고 전통 녹차 기반의 ‘한국 수양다도’ 전통을 살려야 한다. 그것이 선현들의 뜻을 좇아 위기에 처한 한국 차와 차문화를 살리는 길이다.


이상균 기자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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