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에는 숨 한번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행복해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향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빠져들 만큼 구체적인 풍경을 펼쳐내는 향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향 자체의 첫인상이 강렬해야 하고 또 나의 무의식의 세계와도 코드가 맞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껴둔 대홍포 하나가 그런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차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부분은 빈 공도배에 남은 잔향입니다. 눈을 감고 큰 숨을 들이쉬면 놀라운 공간이 열립니다. 복숭아의 과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