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등급이 특품이라 해도 차실의 간결함이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40년 전 내가 차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차향보다 간결하고 담백한 차실의 분위기에 반해서 차를 가까히 했다. 찻상이고 차실이고 번잡하면 차를 마실 마음이 멀어져간다. 지나치게 화려하게 차린 찻상을 보면 차를 마실 마음이 사라진다. 간결함을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차 생활을 권해보는 이유중에 제일 큰 것이다.

제법 차를 가까이 하는 사람들의 차실에 가서 종종 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차실을 방문할때마다 항상 나를 돌아본다. 또한 내 모습을 챙겨본다. 모두가 나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차 한 잔을 내더라도 그 사람의 품위가 보인다. 닮고 싶은 사람의 차실이 있다. 지금껏 내가 닮고 싶은 차실은 이제까지 딱 두곳을 만났다. 두 곳 다 간결함이었다.나도 그렇게 간결한 분위기가 담겨있는 차실에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 하고 싶다. 그리고 간결한 마음으로 차를 대접하고 싶다. 차실의 팽주도 안목이 있어야지만 함께 차를 마시는 객도 품격을 갖춰야 한다. 지나치게 기물 자랑을 하는 팽주의 차실은 두번 다시 찾아가서 차를 마시고 싶지않다. 지나치게 겸손을 찾는 팽주 역시 멀리하고 싶은 차실이다. 기물의 모양이 간결하지 않고 너무 거친 흙으로 빚어 제 맘대로 울퉁불퉁 생긴 찻 그릇도 멀리하고 싶다. 나 에게 있어 차 생활은 선禪이다. 40년 전 처음 차를 마셨을 때도 그렇게 보고 배웠고 지금도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요 며칠 대만의 시합차를 구해서 마셨다. 부드럽고 향도 각별하다. 3일 내내 마시니 우리 차가 그리웠다. 내 입 맛에는 세계에서 제일 맛난 차는 우리나라에서 생산 되는 덖음차다. 늘 끼니때 밥을 먹다가 어쩌다가 외식을 하듯 다른 차맛을 쫒는 일도 외식하는 마음과 같다. 작설차를 마시다가 대만 청차나 무이암 종류 맑은 암차등을 마신다. 신기한 것은 우리 덖음차는 일년 열두달 내내 마셔도 싫증이 나지 않는 반면 대만이나 중국 청차 종류를 마시면 일주일이 못가 쉽게 싫증이 난다. 우리차가 지니는 신령스러움 때문 일꺼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차실을 오늘 더 간결하게 정리했다. 요즘 틈만 나면 사용 했던 찻그릇을 나눠준다. 가장 간결함을 나에게 가르치고 보여 주셨던 스님의 차실은 내가 본 중 최고의 차실었다. 내가 닮고 싶은 차실이다. 한 동안 멈췄던 화요차회를 다시 시작 하려고 한다. 세사람을 위한 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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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다연 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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