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시를 쓰듯 차향을 찾아간다

나의 삶 나의 차 마로다연 법진l승인2021.08.06l수정2021.08.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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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에게는 앙징스럽게 생긴 이형호 모양에 파랑새 한 마리가 어설픈 솜씨로 새겨진 백자 다관 한 점이 있었다. 안나푸르나 3000고지 푼힐까지 다녀오다 포카라에서 한국 여행객에게 후한 대접을 받고 선물한 파랑새 다관을 떠올렸다.

차는 교유다. 특별한 교감이다. 그녀는 내가 하고자 하는 세계를 읽고 있었다. 서로 얼굴 마주 한 일이 없었다. 그렇지만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단언하고 싶다. 내가 만드는 차향 뿐만 아니라 내가 어떤 정신 세계를 유희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몇년간 sns로 그냥 서로가 바라만 보았다. 따로 표현을 했다던가 따로 연락을 해서 긴 수다를 떨었다던가 그럴 일도 없었다. 그녀가 차를 주문을 했고 나는 보냈다. 그런데 빈통을 보냈다. 서로가 깔깔 웃기만 했다. 문득 그녀가 ‘파랑새는 잘 있어요?’ 하고 물었다. 처음에는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순간 얼마전 내 품으로 다시 돌아온 파랑새 다관을 말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파랑새가 어디로 날아 갔는지 몰랐을 때는 그리워서 찾았지만 어느 누가 사용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이미 파랑새 다관은 내 옆에 있는 것이다. 떠나 보낼 준비를 하고 어제 오늘 파랑새 다관만 사용 했다.

나 에게는 앙징스럽게 생긴 이형호 모양에 파랑새 한 마리가 어설픈 솜씨로 새겨진 백자 다관 한 점이 있었다. 안나푸르나 3000고지 푼힐까지 다녀오다 포카라에서 한국 여행객에게 후한 대접을 받고 선물한 파랑새 다관을 떠올렸다. 그 파랑새 다관의 부재를 궁금해 하던 찰라 포카라에서 만났던 부부의집에 초대 받아 갔다. 놀랍게도 그 파랑새 다관이 그집에 다소곳이 진열 되어 있었다. 잊고 지내던 옛 벗을 만난듯 반가웠다. 찻그릇에 욕심 내지 않던 내가 다시 돌려 받고 싶어졌다. 은다관을 선물하고 파랑새 다관을 집으로 가져왔다. 그녀는 나의 추억과 스토리가 있는 파랑새 다관을 탐(?) 했다. 그녀는 다관보다 그 다관이 지니고 있는 스토리를 좋아했다.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파랑새가 어디로 날아 갔는지 몰랐을 때는 그리워서 찾았지만 어느 누가 사용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이미 파랑새 다관은 내 옆에 있는 것이다. 떠나 보낼 준비를 하고 어제 오늘 파랑새 다관만 사용 했다. 시집 보낼 딸과 아쉬워 내내 한 방에서 잠을 자는 어미와 딸 처럼.... 그런 기분으로 어제 오늘 보냈다. 그리고 파랑새 다관의 추억을 간직 하고 싶었다. 그림을 그렸다. 그녀가 파랑새 다관의 스토리를 더 의미있게 여겼을 때 갑자기 랭보와 베를렌느 이야기가 떠 올랐다. 내가 혼을 사르듯 차향을 찾아 긴 시간 여행을 한 세월의 그 느낌을 그녀가 온전하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차향을 찾는 일이 시인이 시를 쓰듯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연주자가 악기를 연주하듯 그런거라고 말 하고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것이었다.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도 알아 봐 주는 사람이 있어 힘이 되고 희망이 된다. 나의 차와 나의 삶과 추억을 공유하고 함께 느낄수 있는 그녀에게 파랑새를 날려 보냈다. 차향은 사람의 향기 같은 것이다.

 

 

 

 


마로다연 법진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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