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다연 법진스님이 보급하고 있는 최고급 티백.
마로다연 법진스님이 보급하고 있는 최고급 티백.

차 살림 끝나고 차밭에 들렀다. 차밭 할아버지 어깨에 땀을 많이 흘려 소금기가 쩌려있었다. 내년 차 작황을 위하여 차나무 자르는 작업을 막 마치고 쉬고 있었다.

“이제는 정말 힘이 들어요. 작년까지는 그래도 이러지는 않았는데요”

마음이 짠 했다. 한때 전남 친환경 차 생산자협회 회장까지 역임하시고 차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분이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생산자가 판매까지 해야 하는 유통구조가 우리나라 차농가 실정이다. 차도 매실처럼 농협에서 매상해 책임 져주는 제도는 없을까. 아니면 어느 기관에서 도맡아서 차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는 없을까. 인터넷 시대라 핸드폰으로 여기저기 지나치다가 만나는 차에 대한 정보에 대하여 접하게 된다.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이론들을 교육이랍시고 가르치고 배우고들 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반응도 다르다. 이른바 자칭 ‘ 차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차에 대한 이론들이 잘 못 알려져 있는 것들이 많다. 최근 본 것 중에 가장 황당한 내용은 ‘차문화 대학’이라는 간판을 걸고 교육하는 곳에서 차는 카페인이 많아 숙면에 지장을 주니 숙면에 도움을 주는 꽃차나 대용차를 마셔야 한다는 대목이다. 차문화교육장에서 할 소린가 싶다. 차는 오로지 찻잎으로 만든 것을 말하는데, 차 문화 교육장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꽃차와 대용차 이야기를 하는 것은 도대체 차를 마시라는 말인가 마시면 안 된다라는 말인가.

최근 40년 전 최초로 차를 우려 주신 스님께서 전화가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마로단차 만드는 과정을 물었다. 나의 대답을 다 들으시고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들에게 그렇게 만들라고 일러 준 내용과 똑 같다. 현재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셨다. 나는 그런 내용을 읽어 본 적이나 들어 본적이 없었다. 그냥 혼자서 찻잎 가지고 놀다가 스스로 터득한 내용이다. 그랬구나, 다산 선생께서도 찻잎의 본성을 꿰뚫고 제자들에게 만들어 보라고 권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차 대엽종과 한국의 소엽종은 성분은 같을 지라도 찻잎의 육질은 다르다. 자라는 토양과 일조량에 따라 찻잎의 맛도 다르다. 그런 까닭에 다루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스님의 말씀이 맞다면 다산선생은 강진에서 자라는 찻잎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꿰뚫고 있었던 것이라 추정된다.

모든 것은 이론보다 현장에서 실기로 얻는것이 더 정확하다. 비료성분이 많은 찻잎과 그렇지 않고 거친 바위산의 비탈진 곳에서 자라는 찻잎 역시 다루는 방법이 달라야 온전한 맛을 구 할 수 있다. 차를 안다는 것, 차를 가까이 한다는 것은 차를 마시는 일이지 차에 대해 지식을 습득 하는 일이 아니다.

다반사 라고 했다. 밥먹는 일과 같은 것이 차 마시는 것이라 했는데 밥 먹으면서 쌀에 대한 성분이나, 쌀이 자라는 토양을 외우고 읽고 쓰면서 밥을 먹는 사람은 없다. 차는 오로지 자주 마시는 일이다.

 

 

 

SNS 기사보내기
마로다연 법진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