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차, 생차의 비밀

우리찻잎으로 청병발효차에 도전하다 마로다연 법진l승인2019.07.09l수정2019.07.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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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차는 삶이고 수행이며 창조개발이다. 이른 아침 차 벗이 전화가 왔다. 며칠 전 받은 차가 맛이 전같지 않고 더 순하다고 한다. 다짜고짜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을 해 달라고 한다. 이렇게 예민하고 섬세한 차벗이 있어서 나의 차 연구는 끝이 없다. 천천히 차를 연구했던 옛 기록들을 살펴본다.

2011 6월 11일. <발효차, 생차의 비밀...>

발효차를 만들어 보관하는 공간에 문만 열면 차가 익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언제부터인가 덖음차를 지속적으로 마시면 속을 차게 해서 위를 갂는다는 결론이 무성하다.  중국차가 이미 우리 차 시장을 장악 할 즈음이다. 차 만드는 일이 예술이라고 우기는 나에게 몇년전 부터 고민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 생산 하는 소엽종으로 보이차를 선호 하는 사람들 입맛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해마다 봄 철이면 이곳 저곳에서 만드는 우리 발효차 선물이 들어온다. 나 역시 차가 잘 만들어 지고 있다는 곳은 기꺼이 방문 차 맛을 나름대로 분석. 연구 해 보았다. 결론은 모두가 아니다다. 그 이유는 이미 중국차를 통해 발효차 맛을 봤고 그것이 이미 나의 입맛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수행자인 나는 일단 문제가 발생되면 늘  마음자리를 먼저 들여다 본다. 습관처럼....

우리 발효차 맛을 보면서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의 의식에서 중국에서 만든 발효차 맛을 먼저 인식하고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중국을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오래전 부터  청차류의 중국차를 마셔 왔다. 70년대 부터 중국을 오가셨던 어른 스님 덕분에  보이차도 일찌기 마시게 되었다. 이론은 그다지 중요 한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무조건 우리 차 잎으로 제대로 된 발효차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으로 덖음차가 위벽을 깍지 않을 수 있는 차맛을 내는일에 시간을 십년을 넘게 반복 실험을 해 온 셈이다.

어른 스님들께서 들려주셨던 옛날에 만들었던 차 만드는 추억담 같은 이야기는 나에게  덖음 차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큰 공부가 되었다. 어른 스님들의 말씀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몇번 덖고 얼마를 시간을 보내고 그런 내용은 하나도 중요 하지 않았다 처음 부터 마무리가 될 때까지 한 솥에서 차를 완성 시키라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차를 만들어 온 나는 그러한 뜻이 어떤 의미를 말해 주는지 금방 알아 차리게 되었다. 어른스님들 말씀대로 한 솥에서 마무리 까지 결정 하는 차를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차는 절대로 영리적인 목적으로 대량의 차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제일 안타까운 일이기도 했다.

옛날 문헌에서 말 하는 차의 량은 아주 작은 량이었다. 그 당시 차를 만들어 대량으로 판매를 해서 팔수 있었던 환경도 아니었다. 각자가 마실 수 있는 양 만큼 차를 만들면서 느끼고 알아 차린 것들을 정리된 것들을 문헌으로 남긴 것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론으로 배운 차 맛을 요구한다. 그러나 차를 만들어 판매 하는 사람들은 그 맛을 내려면 영리적인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

차 만드는 일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그런 이유로 삼 년전 부터 차를 즐겨 마시는 스님들과 재가 불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누어 마시는 것으로 덖음차 만드는 일은 그렇게 마무리를 고 있다. 그런 탓에 요즘 덖음차 한 봉지가  예전에 어른 스님 방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귀하고 귀한 차가 되고 말았다. 일년 동안  마실수 있는 양을 만들었지만 다 나눠 주고 덖음차는 이제 네 봉지 밖에 남지 않았다.

나의 기억에 우리 차가 대중적으로 붐을 일으킨 것은  그렇게 오래된 시간이 아니다. 절집이든 마을집이든 전쟁을 겪고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 나라를 재건 하는 격동기를 겪어 오면서 차 마시는 일은 먼 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내가 출가했던 70년대 말에는 스님들도 차를 마시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간간히  몇 분들의 어른 스님들이 차 덖는 것을 젊은 시절에 본 것과 몇번의 경험을 을 기억 하고 계시는 것이었고 어른 스님들 방에서만 가끔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귀하고 귀한  것이 차였다. 80년초 가끔 일본에 계시는 스님께서 한국에 올 때 가져온 현미가 섞인 일본차를 차관에 넣어 보리차 처럼 끓여 마셨던것이 나의 차에 대한 기억의 전부다. 그렇게 귀했던 차가 이제는  누구도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차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 와 있다.

필자가 중국을 처음 갔을 때(2003년) 광저우에 있는 방촌 차 시장에 갔을때만 해도 차 시장의 환경은 엉망이었다. 중국 차 시장에 가면 우리나라 상인들이 가져 온 청차 종류를 함지에 수북하게 담아서 되로 담아 팔고 있었다. 눈으로 보아도 그 색깔이 선명 하지 않는 묵은 청차를 저울에 달아 한근(500그램)단위로 팔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차를 마셔온 중국차에 대한 착각을 접을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한국에서 마셔온 청차는 모두가  마시기에 거북한 오래 묵은 청차였다는 것을 햇 청차는 그 맛을 뭐라고 표현 할 수가 없었다. 1998년부터 중국에 살고 있던 지인의 이야기로는  당시의 방촌 차시장의 풍경은 보이차가 비를 맞게 되면 햇볕이 좋은날 말리느라고 우루루 내어 놓았다 했다. 그런 차가 보이차였던 것이다. 몇 해가 지나 다시 중국을 찾았을 때(2006년)광저우 방촌 차 시장은 새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고 주변 환경도 많이 청결했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 관광객을 겨냥한 올림픽을 기념하는 차를 만들어 시장에 내어 놓았다. 중국 당국에서도 환경에 관한 단속을 강화하여 2003년도에 갔을때 와는 확연히 다른 차 시장 풍경이었던 것이다. 그때 쯤 숙병 보이차만 마셔온 내가 당장 마시면 목이 따가운 청병 보이차를 알게 되었다. 더 나아가서 골동 보이차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은 접근하기 어려울 만큼 그 가격은 나를 놀랍게 했고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그런 높은 가격의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차를 만들어 오면서 차에 관한 행사를 하는 곳에는 단 한번도 기웃거리지 않았다. 뭐든 구경거리는 혼자 조용히 다니는 습관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잘 가지 않는 입장이라서 그런 곳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일어 나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음 먹고 서울 차 박람회에 다녀 왔었다. 기대가 있었을까. 분명 내가 모르는 차의 세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한수(?)건질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새로운 정보를 알고 싶었던 것은 단 한곳도 만날수 없었다. 하지만 딱 한곳, 내가 전혀 마셔 본 적이 없는 한 곳, 그렇지만 가끔 궁금 했던 그곳의 차맛. 우리나라에서 만든 병차였다. 지면을 통해 광고를 했던 그 차. 가격이 저렴 해서 더욱 궁금 했던 그 차를 만나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맛을 지니고 있을까. 그 차는 높은 온도에서 찐듯한 차 맛이었다.

화개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을 자랑 삼는 어느 분의 이야기로는 옛날 화개골 사람들은 생차를 만들었다 한다. 초의 선사의 기록에는 화개골 사람들이 시래기 삶은 물 같은 차를 마시고 있다고 했다. 초의 선사의 말대로라면 당시 차는 높은 열에서 찐 듯한 차 맛이 아니었을까 한다. 하지만 초의 선사가 마신 차는 생차를 시들게 하여 멍석에 비빈 후 뜨거운 온돌방에서 띄운 차가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일단 더운 온도에서 발효차가 띄워진다면 차의 본래 맛은 많이 사라진다는 것이 나의 경험으로 얻은 이론이다. 삶아 말려 보관된 겨울에 먹는 취나물(묵나물)같은 원리라고 하면 될까. 한때 나도 차를 뜨거운 온도에서 띄운 적이 있다. 그 맛은 시래기 삶은 맛도 아니었다. 마치 고구마 줄기를 삶은 물 같았다.

중국 청병 보이차맛을 보고 난후에는 차 만드는 일에 또 빠져 들기 시작 했다. 봄이 되면 덖음차 만드는 일보다 오로지 생잎 그대로를 발효차 만드는 일에 올인 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그래도 한가지를 정의를 말 하라고 한다면 생차를 발효 시킬 때 더운 온도를 절대로 피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중국 청병 보이차를 접한 나는 그후 부터 우리 발효차를 만들 때 더운 온도의 방은 절대 사용 하지 않는다. 어느 방법이 옳을지 모르나 시간이 흘러 몇 년이 지난후에 다시 발표해야 할일이 있다면 발효차가 어떻게 변화 되어 갈 것인지가 매우 궁금 할뿐이다. 하지만 또 한가지 산차散茶 상태로 보관 하는 것 보다 덩이로 찍어서 보관 숙성 한 차가 훨씬 그 맛과 향기가 더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1차 가공하여 완성된 산차散茶를 덩이차로 만들어 2차 숙성 과정이 좋은 차맛을 내는 일에 한몫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똑 같은 해에 만든 산차散茶 와 덩이차는 시간이 흘렀을 때  너무나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의 목표는 잘 익은 발효차를 일률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만들어서 골동 청병 못지 않는 차 맛을 내는 일이다. 대엽종 차잎으로 만든 차맛과 소엽종 차잎으로 만든 차 맛은 절대적으로 다르다. 소엽종으로 만든 생차 특유의 차 맛을 살려 내는 일에  놀이 하듯 만들어가고 싶다.

끝으로 차를 즐기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검증 되지 않는 이론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다양한 차를 직접 마셔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 과정을 거친 이후 품평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말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한가지 덧 부친다면 꼭 차를 만드는 것을  체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차를 만드는 일은 나에게 인욕 바라밀을 가르쳐 주었고 중도 사상을 배우고 익히게 했다. 차 만드는 일은 수행 그 자체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한꺼번에 마음자리 알아차림의 공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로다연 법진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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