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진스님이 3.1절에 시작한 청년차회를 기념해 그린 그림.
법진스님이 3.1절에 시작한 청년차회를 기념해 그린 그림.

작년 3월 1일었다. 청년차회가 발족 한 날이었다. 일부러 그렇게 어떤 특별한 의미를 두고 그 날로 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날이 정월 대보름날이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김해, 광주, 통영, 마산에서까지 많은 분들이 차회에 참석했다. 차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모였다. 그날도 기타연주 포크송과 판소리 한마당이 열렸다.

<청년차회> 타이틀은 그랬다. 마음이 청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다 모이라고 공지를 했다. 그날 참석자 중 최연소 장건우(초등학교 교사) 군이 청년차회 회장을 맡았다. 약속은 전국을 순회 하면서 청년들이 모여들게 하는 차 모임을 갖자는 취지였다. 물론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이 청년인 사람들은 다 모이라고 외친 것이다. 내가 갑자기 지리산 청학동으로 연고지를 옮기다 보니 단체로 모이는 차회를 갖는 일이 어려워졌다. 물론 개별적으로 많은 차인들이 다녀갔지만 한날한시에 모인다는 것은 어려웠다.

일 년이 지나고 두 번째 공식 < 청년차회>를 열기로 했다. 참석하겠다는 사람이 많아 4월 차회로 밀려 접수 한 사람도 제법 된다. 4월 차회 참석자 한분이 차회 이름을 보고 " 내가 가면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요?" 라고 미리 걱정이 앞서서 메시지를 보냈다. 나이는 상관이 없다고 했는데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는지 불참 통보를 해왔다. 이런 불상사가 생길까봐 미리 예약금을 받고 접수를 하는 것이다. 그분이 청년 차회 회장이 훈련소에서 퇴소하는 소식이 밝혀지던 날 불참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물론 그 이유가 불참의 원인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첫 청년차회가 열리던 날이 삼일절이고, 두 번째 열리는 앞날이 삼일절 100주년이다. 청년 차회를 이끌고 나가는 내 입장에서는 남다른 감회가 깊다. 100년 전 삼일절은 우리민족의 누나 유관순 열사와 수많은 열사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가 순국한 날이다.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강탈당해 지옥 같은 강점기를 보내야 했고, 광복이 되어서는 독재정권으로부터 수많은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다가 감옥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고 생명을 잃은 사람이 많은 서럽고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다. 어느 시대든 청년들은 앞장서서 조국과 나라를 지키려고 했다. 80년대 민주주의를 외쳤던 세대들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온 생을 맡기듯 생활에 올인하는 한 시대를 보내고 있다.

교육이니 물질이니 어디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그들에게 정녕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배우고 입고 먹고 의식주가 매우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386 세대들은 사회 격동기에 가장 혼란을 겪고 살아가는 세대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외쳐야 했고 가난으로 부터 벗어나야 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 삶보다는 자식들에게 부족함이 없도록 스스로를 희생 하며 사는 것을 우선으로 선택했다. 과연 그것이 진정 자식들을 위한 희생일까 묻고 싶다. 자식들 세대는 어려움 없이 살아가다 보니 21세기라고 말 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차회는 마음이 청년인 차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청년차회는 마음이 청년인 차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

차 문화는 단순하게만 볼 문화가 아니다. 언젠가 부터 우리나라 차 문화는 생활 안정기에 들어선 중장년의 호사스럽기만 한 문화로 자리매김 해가는 현실로 되어가고 있다. 우리 삶에서 차 한 잔 우려 마실 수 있는 여유를 보여줬다면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의 청년들이 오로지 물질에만 정신을 팔며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차 생활의 근원이었던 산중 절집에도 요즘 커피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청년들이여. 물질을 쫒는 정신보다 마음의 여유를 쌓아가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커피와 술 문화가 아닌 차 문화에 눈을 돌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대들 나이보다 어렸던 우리의 수많은 누나와 형들이 일본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태극기를 들고 목숨을 내 놓고 거리거리로 나갔다. 그 날을 한번 이라도 상기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들은 그들의 희생으로 지켜 낸 이 땅위에서 너무도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 민주주의를 외쳤던 세대들이여.사랑하는 아이들의 좋은 취직을 위해 학교를 보내는 일에 온 마음을 바치지 말라고 말 하고 싶다. 가족들과 오붓하게 앉아 차 한 잔 우려내는 모습만 보여줘도 오늘 날 우리의 청년들이 마냥 방황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교롭게 작년 삼일절에 발족한 청년차회가 두 번째 열리는 날 하루 전 날이 100년 전 3월 1일이다.

“기미년 삼월일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 날은 우리의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은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선열아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

삼일 절 노래 가사가 말하고 있듯 태극기 곳곳마다 차향 가득 하기를 소망한다. 우리 <청년차회> 가 100년 후 이 나라의 국민들의 정신문화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 돌아 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청년들이여. 차를 마시자. 차향에 취해보자. 내가 보이고 너도 보인다.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보인다.' 청년차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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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다연 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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