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성지에서 우리 차를 올리다

여덟 번째 이야기- 기원정사 차공양 마로다연 법진l승인2019.01.15l수정2019.01.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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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인도 이보미.

붓다가야(보드가야)에서 버스를 타고 3일을 달려왔다. 순례단은 한국 스님과 불자들이 힘을 합쳐 20년간 애써 일구어 놓은 천축선원에 도착했다. 늦은 밤 이지만 주지스님과 한국에서 미리와서 수행하고 있는 불자들의 환송을 받고 여장을 풀었다. 도착하자마자 차실에 안내 되었다. 누구보다 차문화에 관심 많은 내가 우려 내 놓는 차 맛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사찰이나 차를 꽤나 마신다고 소문 난 차인의 차실에 가더라도 내 놓은 차는 무조건 중국보이차가 먼저이다. 차 농사를 짓고, 차를 만들고 차 문화를 보급하는 입장에서 보노라면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보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난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도땅 천축선원에서 한국 발효차를 내 놓은것에 대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미리 정보가 있었다면 < 마로단차> 몇편을 준비해 갔을 텐데 아쉬웠다. 천축선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오전에 드디어 기원정사에 도착했다.

▲ 사진-인도 이보미.

부처님 성지인 만큼 곳곳에는 대만, 일본, 태국, 유럽등 세계 각국의 불자들이 부처님의 흔적을 찾아 참배 올리는 모습이 여기저기에 보였다. 한국에서 차 공양을 올리기 위해 준비해간 찻 그릇을 챙겨 순례단과 함께 차 공양을 올렸다. 이 감동을 무어라 이름 지어야할까, 부처님이 머물며 수행했던 사찰, 기수급고독원(기원정사)에 향실( 부처님 침실)에서 내가 직접 농사 짓고 만든 차를 올리는 영광을 누린 이 은혜를 앞으로 어떻게 이 세상에 다 갚고 갈 것인가.

▲ 사진- 인도 이보미.

김해와 인도 붓다가야에 자리한 싸띠 아리마 수행학교 방장스님과 대중들, 단기 출가자들과 함께 차 공양을 올린 일은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가슴벅차했다. 여러번의 성지 순례 경험이 있었던 몇몇 사람들도 처음 경험하는 차 공양이 뭔가 꽉 차고 숭고한 일을 해 낸 것 같다고 했다. 그 순간 차와 함께 해 온 지난 35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차를 만들어 오면서 이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이 보다 더 큰 칭송이 있을까. 내가 만든 차를 사회의 어떤 유명인사가 마셨느니, 어떤 유명차인이 찾아 주었다는등 자랑 아닌 자랑질(?)을 해 온 내가 더 이상 큰 자랑을 할일은 없지 않는가. 내가 만든 차가 천축국 최초로 지어진 불교사원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께 올린 차라는 걸 내 평생 자랑질 하고 살아야지.

▲ 사진-인도 이보미.

순례단은 기원정사에 오전 오후 두번을 들렀다. 그동안 강행군 하면서 돌았던 순례 여정보다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보리수 나무 아래서 명상도 하고 예불도 올리며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 생에 한 번 더 올 인연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두고두고 이 감동을 추억하면서 보낼 남은 생은 절대 지루하지도 분잡하지도 않겠다 싶다. 내 삶의 마지막은 어느 양지녘에 앉아 부처님 성지 가는 곳곳마다 살갖에 와 닿던 따스하고 자비스러운 속삭임을 하던 그 바람결을 기억하며 잠들고 싶다.


마로다연 법진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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