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습니다. 미뤄둔 생각들을 정리도 할 겸 괜히 종이를 꺼내서 끄적여보다 그만두고 개완을 꺼냈습니다. 찻잔이나 기울이다 여유가 생기면 그때 다시 하던가하지요. 올해도 끽다거 .

향 香-

정말 감동적인 차향 입니다. 매우 기운찬 구수함속에서 새콤함이 퍼져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검은콩을 쪘을때 나는 그런 맑고 또렷한 단향으로 나타납니다. 포다를 거듭하며 사포닌의 단향이 점점 시원해지는 동안에도 고소한 향은 단단하게 지속됩니다.

미味-

두터운 단맛에 신맛과 고소함이 아주 녹진합니다. 혀 양쪽에 침이 곧바로 솟구칩니다. 감식초같은 새콤함이 매우 또렷하게 와서는 맑게 흩어지는 양상이 아름답습니다. 또 목넘김 뒤의 쌉쌀함은 영롱하게 반짝이는 느낌입니다. 혀에는 금새 다시 침이 고이니 회감 또한 감동입니다. 아, 글보다는, 빛으로 형용하고 싶은 맛입니다.

한잔 두잔 말없이 마시다 보니 차가 주는 영롱함에 취한 것 같습니다. 빈잔에 남은 포근한 단향은 마치 하얀 베일이 사뿐히 내려앉았다가 녹아 스며드는 것처럼 몽환적이기까지합니다. 이 분위기 그대로... 나도 올 한해 아름답게 꿈꾸고 눈부시게 사랑해야지... 보석같은 소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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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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