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농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이사장 기고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이사장l승인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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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일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이사장의 한국 녹차 제다법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박동춘 이사장은 이날 인텨뷰에서 “일반에 보급된 제다 방법이나 탕법(우리는 방법)에 문제가 많다. 특히 구증구포(九蒸九曝: 아홉 번씩 찌고 말림)가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차는 솥에 들어가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나는 덖음-비비기-말리기 과정을 각각 한 번에 끝낸다. 더 나은 차가 있다면 현품을 내놓고 공개적으로 비교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차계에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자. 박동춘 이사장은 본지에 논쟁의 올바른 방향정립을 위한 글을 보내왔다. 전문을 싣는다. 이에 대한 다양한 반론도 환영한다. <편집자주>

몇 일전 기사화된 중앙일보 기사 내용을 보고 설왕설래가 있는 듯합니다. 혹자는 공개적인 지면을 통해 저에게 글을 보낸 이도 있고 혹자는 페이스 북에 댓글을 단 분들도 계셨습니다. 좋은 의견, 고충 모두 공감합니다. 그리고 이런 관심사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선 이 기사의 내용이 제 의도와 관계없이 많은 분들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면 정중히 사과드리며 개인을 비방하는 차원에서 논의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바라건대 이 논의가 한국 녹차를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건전한 논의로 진행되어 한국 차의 방향성이 제시되길 바랄 뿐입니다.

현재 한국 녹차는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료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보이차나 커피, 그리고 홍차가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낸 요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물론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조금 더 관심 가지고 바라보면 좋은 차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첫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한국 차 시장은 농약 파동이 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더욱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차가 대중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 요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바로 한국 녹차는 냉하고 속을 쓰리게 한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이런 대중의 인식을 바뀔 수 있는 것은 바른 제다법으로 만든 차입니다. 녹차는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문인들에게 이로움을 주었던 차였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녹차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는 마실 수 없는 차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요. 바로 초의선사의 제다법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제다법은 한국에서 생산된 소엽 차 잎을 잘 제다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조선 후기 초의와 교유했던 사대부들의 경험에서도 노정된 차의 정의였습니다. 담론된 제다법이 초의에게 있다는 제 생각은 이미 선인들의 경험한 초의차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요행히도 이 제다법이 응송 스님에게 이어져 현재 우리 녹차의 정의를 다시 재론할 근거를 갖게 된 것입니다. 현재 구증구포라는 제다법은 이유원이 처음 발설한 이후 한국 전통 제다법이 마치 구증구포인 것처럼 인식되고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점에 우려를 표한 것입니다. 구증구포는 과거 어느 기록도 이런 제다법이 논의된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 구중구포가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는 제다법이라면 매우 획기적인 제다법이겠지요. 하지만 제다의 원리 상 이런 제다법으로 좋은 차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차의 기준은 사람에게 유익함을 주는 차라는 것은 변함이 없는 차의 가치입니다. 이런 차의 관점은 과거 현재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차가 대중에게 외면 받지 않는 차로 나아가려면 어떤 제다법이 확산되어야할까요. 바로 우리의 풍토와 기호를 함의한 차입니다. 물론 고려시대는 차 문화가 가장 발전된 시기였습니다만 조선이 건국된 후 이런 고려 차 문화가 전승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초의선사에서 그 해답을 얻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차를 만들 때 쓰는 도구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멍석은 유념할 때 쓸 소재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중앙일보 기사 내용에서도 상세히 피력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논의 본질은 한국 차를 살리기 위한 고언일 뿐 제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님을 거듭 말씀드립니다. 물론 저는 한국 차농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의 입장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며 제다법의 이론적 원론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미력하나마 한국 차의 발전을 위해 좋은 차를 만들고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더욱 한국 녹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대중들이 좋은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 차농들의 노고가 값진 결과로 드러나길 기원합니다. 대중들이 한국 녹차를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실 기약하며..... 저 소견을 간략하게 피력합니다.

2018년 5월 8일 승주 차 밭에서 박동춘 올림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이사장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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