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희귀한 초의선사와 관련된 자료들이 대거 공개되는 전시가 최초로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소장 박동춘)가 제13회 부산국제차어울림문화제 메인전시로 ‘초의선사에게 차를 묻다’ 展을 연다. 11월 3~5일 부산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초의와 관련한 유물 40여점이 출품된다. 특히 그동안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희귀 자료들이 대거 공개돼 눈길을 끈다.

1부 ‘수행의 흔적-시문(時文)과 탑명에 담다’와 2부 ‘지음(知音)의 아름다운 교유-시와 편지로 나투다’로 구성된다. 대표적인 전시품으로는 초의가 직접 사용했던 흑색 다관과 친필저술 <초의선과> <추수경공월>첩을 비롯해 석전 박한영의 음기가 수록된 <초의탑명서본>, 조희룡의 <일정화영첩>, 홍현주의 <청량산방시축>, 운암 김각의 <운관시축>, 소치 허련의 편지, 북산도인 변지화의 편지, 연천 홍석주의 편지, 기산 김명의의 편지 등 초의와 교유했던 사대부들의 편지들이 공개된다. 이중 <초의탐명서본> <운관시축> 등은 최초 전시되는 자료다.

<추수경공월>첩은 총 24장으로 이뤄진 초의의 친필 시첩이다. 해서(楷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등 초의의 다양한 서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법 연구에 귀중한 단서가 된다. 첩의 뒷면까지 전체 공개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자료제공=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추수경공월>첩은 총 24장으로 이뤄진 초의의 친필 시첩이다. 해서(楷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등 초의의 다양한 서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법 연구에 귀중한 단서가 된다. 첩의 뒷면까지 전체 공개되는 것은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자료제공=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먼저 <추수경공월>첩은 총 24장으로 이뤄진 초의의 친필 시첩이다. 해서(楷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등 초의의 다양한 서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필법 연구에 귀중한 단서가 된다. 특히 첩의 뒷면까지 전체 공개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북산도인 변지화의 편지는 1837년경 변지화가 진도목사로 있을 때 쓴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편지에서 “<동다행>은 한양으로 보낼 때 사람을 시켜 급하게 등사했기에 지금 보니 잘못된 곳이 많다. 표시해놓은 부분 외에도 착오가 있는 듯하다. 오처를 쫓아 개정해 돌아오는 인편해 다시 보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초의의 <동다송>이 처음 저술됐을 때 표제가 <동다행>이었으며, 변지화가 다른 사람을 시켜 필사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고 정정 및 재송부를 요청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수경추일> 시축도 주목된다. 이는 초의가 1930년 경 경화사족과 교유를 넓힐 무렵, 수경(漱瓊)이 주관하는 시회에서 석범(石帆), 담산(覃山), 계당(溪堂), 초의 등 5명이 참석한 가운데 7언 율시를 짓고 그 말미에 호만을 부기한 장축(長軸)의 시회 두루마리다. 이밖에도 응송 스님의 다구, 여주 예문당 이명균 도공의 고려청자 재현 다구 등 15점도 함께 전시된다.

‘북산도인 변지화의 편지’는 1837년경 변지화가 진도목사로 있을 때 쓴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제공=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북산도인 변지화의 편지’는 1837년경 변지화가 진도목사로 있을 때 쓴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제공=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3일 오후 2~4시와 4일 오후 1시~3시 30분에는 ‘동춘차’를 직접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동춘차는 초의-범해-원응-응송으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 제다법을 계승하고 있는 박동춘 소장이 직접 전남 승주 차밭에서 만든 잎차다. 4일 오후 1시에는 박동춘 소장의 특강 ‘초의선사는 어떻게 초의차를 완성했을까’도 진행된다. 특강에 이어서는 ‘한국 차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자유토론이 예정돼 있다.

박동춘 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차가 (역사적으로)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살필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차가 나갈 방향이 제안될 것이다. 초의가 추구했던 차의 방향과 초의차의 가치를 세우기 위한 그의 노력을 되묻고, 우리 차가 처한 현실적 고민과 방향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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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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