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이차 관련 사건이 생긴 모양입니다. 국내 신문에도 사뭇 위협적인 제목을 달고 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는 중국 인터넷에서 불붙은 논쟁을 소개하는 것인데, 지나치게 공격적인 제목을 달고 떠돌고 있습니다."中 보이차 발암물질 함유 논란에 판매 급감"이란 연합뉴스 보도에 이어 공중파에서도 앞다투며 이 기사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 때 1kg에 10억 원 보이차 발암물질 논란 배경은?"으로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려는 기사도 있습니다.

# 국내 언론이 보이차에 민감한 이유

뉴스 소스는 중국입니다. ‘보이차와 발암’과 관련한 논쟁이 최근 중국 인터넷 망을 달구고 있었습니다. 이 주제는 새로운 논쟁이 아닌 묵은 것이었죠. 그런데 팡줘쯔方舟子가 7월호에 한 편의 글을 게재하면서 다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가 게재한 글의 제목은 “喝茶能防癌致癌”. 곧 “차를 마시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암을 유발한다”라는 제목입니다. 먼저 중국에서 벌어진 이 뉴스의 속사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요컨대 팩트가 중요하고, 뉴스 생성의 타이밍과 배경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한국의 뉴스 사정도 있습니다.

국내 신문과 방송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렬한 보도가 있었습니다. 보이차 갈산의 강력한 항산화 효능과 발암 억제! 특히 몇몇 케이블방송은 ‘보이차다이어트’ 광고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끌었 습니다. 국내 보이차 산업이 순풍에 돛을 단 듯 했습니다. 보이차와 갈산을 결합한 보이차 다이어트가 인기를 누리고 유명 제약회사에서 보이차 제품을 출시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효리네민박’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이 보이차와 요가로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는 선망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보이차가 일반인의 생활 속에 자리하는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보이차에 발암물질이 함유되었고,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사는 순풍을 타고 가던 보이차 항해에 풍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실 보이차 업계에는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사고 사건이 있습니다. 보이차 업계 내부 혹은 외부에서 불기도 합니다.

# 보이차와 보이차 산업의 특징 그리고 발생 가능한 문제

보이차가 지닌 미생물발효차라는 특징과 보관이 재고가 아닌 재산이 되면서 여러 논점과 문제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차는 산업입니다. 특히 시장경제에 들어선 현재 중국에서 보이차 산업은 복잡합니다. 2007년의 대폭락 사건과 2013년의 고차수 파동이 있었습니다. 2007년 파동이 진정되고, 시장에서 다시 보이차가 회복하는데 대략 5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보이차가 산업으로 다시 부흥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게 2012년. 그것도 잠시 보이차 내부 경쟁으로 ‘고차수파동’이란 사고가 2013년에 터집니다. 대익과 우림이라는 대자본간의 혈투라고 표현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한 과학비평가가 제기한 ‘보이차와 발암’이라는 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2010년에 보이차 시장을 한번 흔든 적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보이차는 내외에서 주기적으로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파동의 정체는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보이차 업계 혹은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언론의 보도를 떠나 팩트 체크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 팡줘쯔方舟子, 누구인가?

본명은 팡스민方是民. 1967년 푸젠성 윈샤오현云霄县 출생입니다. 푸젠의 연해부근이죠. 중국과기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주립대학에 유학하여 생물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분자유전학을 전공했습니다. 1998년부터 '新語絲'라는 월간과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과학계와 교육계 및 종교계 등의 비리에 비판적인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공과 환경보호와 중의학 등을 비판하는데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극단적인 비판 태도로 인해 사회적 쟁의가 잦았고, 배후에 상업적 목적이 있다는 의심도 받아왔습니다. 20여 건 이상의 소송 등 갈등에 휘말려 있습니다. 여하튼 국내 뉴스에서 일방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보이차 발암과 관련한 중국 현지 상황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팡스민이 지난 7월호에 게재하고,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논쟁의 요지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 팡스민이 주장하는 내용은 어떤 것인가?

그는 어려서부터 습관적으로 차를 즐겨왔다고 말합니다. 그가 자란 푸젠 연해부근은 우롱차 중심의 공부차가 발달한 곳입니다. 그는 줄곧 차를 마셔왔지만, 단 한 종의 차는 마시지 않았고, 그 차가 바로 ‘보이차’라고 강조합니다. 이유는 곰팡이 냄새 때문이라는 것. 그의 차에 대한 태도는 매우 분명합니다. 그러면 팡스민이 제시한 보이차의 발암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어떤 것인가? 두 가지 자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2010년 중국 광저우시질병통제센터广州市疾控中心 연구원의 조사보고서입니다. 당시 광저우 도매시장에서 습창으로 보관하던 창고에 있던 70 편의 보이차 샘플을 검측한 결과 보고서입니다. 샘플에서 모두 황곡매류가 검출되었고, (발암성 곰팡이 독소인)푸모니신과 보미토신도 검출됐고, 이중 90%가 보미토신 표준 함량을 초과했다는 보고서였습니다.

두 번째 자료는, 2012년 남창南昌대학의 석사 1명이 2010년 광저우시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중복 연구한 자료입니다. 이 두 가지 자료를 근거로 팡 씨는 “보이차는 강한 발암 물질인 황곡매黃曲霉독소를 함유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칼끝을 중국 차계의 태두로 알려진 천종마오陈宗懋 원사를 가리켰습니다. 천종마오는 '중국차경'과 '중국차엽대사전' 등을 편저한 사람입니다. 또 다른 논쟁에 돌입한 셈입니다. 그리고 이 논쟁은 곧 인터넷을 타고 번졌습니다.

그 후 중국의 차 영업 마케팅 과정에서 팡스민의 이야기는 돌고 돌았고, 2010년 광저우시 보고서 이후 한 동안 잠잠하던 ‘보이차 발암’의 유언비어가 다시 온라인에서 폭발한 것입니다. 당연히 운남보이차협회는 팡줘쯔를 고소하고 나섰고, 많은 사람들이 이 논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팡 씨는 유명해졌습니다.

“습관적인 잔꾀로는 과학과 사실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 중국의 인사들은 지적합니다. 차계와 식품연구자의 전문 문헌을 열람하거나,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하면 금방 밝혀질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보이차에 대한 정리와 소비자와 만나는 현장에서 설득하는 문제는 현실로 남게 됩니다. 윈난성위생계생위雲南省衛生計生委는 14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윈난성 전 지역에서 수집한 119개 보이차 샘플에서 황곡매독소B1이 검출되지 않았고, 기타 지표는 모두 국가 관련 표준 요구에 부합했다고 발표하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국 신화사는 윈난성위계위에 질문을 하고, 이곳에서 보낸 답을 기초로 작성해 9월15일에 싣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윈난성 정부의 발표 자료 외에 전문가의 의견도 싣고 있습니다. 윈난농업대학 저우홍지에周紅杰 교수는 2012년 윈난농업대학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보이차 발효 과정 중에 초기에 황곡매는 생장 번식하지만, 발효가 진행되는 후기에 이르러 황곡매의 생장은 눈에 띄게 억제되고, 발효 작업이 끝나는 시점에 이르러 황곡매독소는 생성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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