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차 만드는 방법으로 가서 첫 번째 솥에서 잘 익힌 찻잎을 식혀 비벼서 두 번째 솥에 넣고 덖을 때 솥에서 꺼낼 시점은 원리에 의해 찻잎이 뜨겁게 덖어졌을 때 꺼내어 식혀서 다시 부벼 식힌다. 여기서 뜨겁게 덖어내지 않으면 솥에 아무리 많은 횟수를 넣어 덖어도 그 의미가 없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그렇게 뜨겁게 덖었다가 꺼내 식히기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찻잎의 수분이 날아가 솥의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탈 염려가 드는 시기가 있다. 솥의 온도가 낮아 뜨겁게 덖지 못하면 수치의 의미가 없으니, 이때부터는 찻잎의 수분을 줄이는 즉 말리는 단계가 된 것이니, 솥의 온도를 낮추고 차를 말리던가 아니면 꺼내 말려야 한다. 수치의 과정은 찻잎에 수분이 충분히 뜨겁게 덖을 수 있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니 여러번 덖기를 거듭하자면 솥의 온도와 찻잎의 수분의 량을 잘 조절할 수 있어야한다.

이렇게 했다해서 차가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해서 잘 말린 차를 우려 마셔보면 성미는 다스렸을지라도 맛은 무덤덤하고 향은 풀잎의 풋내가 난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젖은 상태의 수치 과정이었다면 잘 말린 뒤의 과정은 마른 상태에서의 수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젖은 잎의 경우에는 솥의 온도가 높은 온도에서 차츰 낮은 온도로 하였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솥의 온도가 낮은 온도에서 횟수를 거듭 할수록 높은 온도가 된다. 찻잎을 잘 말려서 보면 마른 상태가 푸석하여 높은 온도의 솥에 넣으면 적응하지 못하고 타거나 눗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적응을 시키다 보면 찻잎이 뜨거워 지면서 가루가 보이게 되는데 가루가 눗기 시작하면 꺼내 체로 쳐 식힌다. 식혀보면 첫 솥의 상태보다 찻잎이 얌전하고 또롱또롱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과정을 두어번에 걸쳐 하게 되는데 일단 솥에 넣으면 찻잎의 상태가 뜨거워진 뒤 꺼내는 것은 젖은 잎 때와 같다. 물론 꺼냈을 때는 차게 식혀야 한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불을 이용한 수치의 기본 원리는 처음에는 잘 익히고 두 번째부터 완성되기까지 뜨겁게 했다 식히기를 반복하는 것인데 막연하게 완성될 때까지라면 언제 어느 만큼해야 해야 완성된 것이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일단 다른 것은 제외하고 차의 경우에는 그 판단의 기준을 맛에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우리나라의 차 맛인가? 차맛이면 다 같은 차맛이지 우리나라 차맛이 따로 있을 수 있나? 다음 호에서 논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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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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