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의 사상과 정신을 진동시킨 위대한 사상가들의 저술은 늘 다시 읽히고 재해석되어야 한다. 한길사 창사 40주년을 맞아 펴내는 『함석헌사상 깊이읽기』(전 3권)는 한국 현대사의 큰 사상가 함석헌(咸錫憲, 1901~89) 선생이 남긴 방대한 저술(글, 번역과 주석, 대중강연, 강의, 대담, 서신 등)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글을 모아 종교․역사․철학․실천 등 주제별로 엮고 해설한 책이다. 전집 20권, 저작집 30권에 이르는 저작을 망라하여 사상적으로 의의가 큰 ‘알짬’이 되는 글을 가려 뽑고 상세한 해제를 덧붙여, 이 세 권만으로도 함석헌의 생애와 사상, 실천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입문서이자 ‘사상사전’ 역할을 하도록 했다. 새로 발굴한 미발표 원고 1편도 함께 수록했다.

함석헌 선생의 말씀과 글에는 마치 악곡의 변주곡처럼 거듭 반복되는 몇 가지 일관 된 주제가 있다. 민중과 씨, 민중사관 및 고난사관, 비폭력 평화주의, 국가(지상)주의 및 민족(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세계주의(globalism)로의 이행. 개혁과 혁명, 사회진화론, 종교적 가치관, 새 종교와 새 인류의 대망(待望). 개인주의를 넘어선 전체주의(holism), 상생론적 같이살기 운동의 전개 등이다. 이는 개인사와 민족사를 넘어선 인류 전체의 보편사 차원의 문제와 씨름하는 독창적이고 독자적인 담론들이다.

이 책의 저자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는 1960년대 중반 중앙신학교에서 함석헌 선생의 제자로서 인연을 맺은 이래,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함석헌사상과 철학 연구에 몰두해오면서 그 가르침을 알리고 실천하는 데 힘써왔다. 함석헌 선생이 남긴 사상의 깊이와 폭은 마치 웅혼한 산맥과 같기에, 이 책의 집필은 저자에게도 그야말로 “사상의 백두대간을 답사하는 대장정”이었다.  각권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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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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