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에 차 나무가 자란다는 사실을 몰랐다. 차나무 생육조건에 필요한 남방한계선이 전북 익산 인근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온직다원의 풍광은 그런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트리고 있었다. 양지바른 산중턱을 배경으로 4핵타르에 이르는 거대한 차밭이 봄 햇살을 받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른바 오리지널 유기농 녹차밭이죠. 하동에서 10년 동안 차 농사를 짓다가 고향인 청양으로 돌아와 온직다원을 일궜죠. 차 재배 한계선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고민하던 중 지리산 800m고지에서도 잘 자라고 있는 야생차밭을 떠올리게 됐고, 우리 고향의 지형이나 고지에서도 내성력(내한성)을 가진 종자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마을 주민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많이 반대하고 엉뚱한 짓을 한다고 고개를 절래 흔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확신했습니다. 우리 토양에서 오랫동안 자란 차 씨앗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맞았습니다."

온직다원 | 충남 청양군 남양면 온직리 | 041-944-2363
온직다원 | 충남 청양군 남양면 온직리 | 041-944-2363

온직다원의 차밭은 아름다웠다. 차밭에는 꽃, 매실, 오래된 밤나무, 벚꽃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차밭 한 켠엔 작은 초가집과 연못 그리고 광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한차례씩 차산놀이 문화제가 열린다. 차와 차 문화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온직다원은 차와 문화 그리고 자연이 함께 숨 쉬며 어우러진 복합공간이었다.

"차는 문화라고 봅니다. 소통을 통해 우리는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는 가교를 만듭니다. 차는 다른 작물과 다르게 문화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 입니다. 지역 내 문화적 컨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 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허락한다면 문화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온직다원의 맞은편에는 온직다원에서 운영하는 제다 체험장과 차 문화 교육장이 있다. 그곳에서는 차를 제다하고 차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양이라는 척박한 땅에 차 문화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온직다원의 화룡정점은 바로 차의 장인인 김기철씨다. 김기철씨는 차의 효능과 맛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정확히 제시하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경험과 과학적 노하우가 온직다원의 차에 그대로 배어 있다.

"차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것은 원재료에서 부터 차의 재배 그리고 제다와 보관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제대로 된 차를 맛볼 수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우리 전통 재래종 차나무가 향후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질 수 있어야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는 온직다원의 차밭에서 만든 녹차 브랜드인 청양차와 발효차인 광효차를 생산한다. 녹차인 청양차는 청량한 향과 맛이 깊었다. 마치 한 움큼 화사한 봄을 마시는 듯 했다. 발효차인 광효차는 석양의 아름다운 색깔과 맑고 깊은 영혼의 울림을 담고 있었다. 그는 발효차인 광효차를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산한다. 하나는 잎차로 생산하고 또 다른 방식은 덩어리로 만든 고형차 형태로 생산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 맛이 익어진 광효단차는 그 향과 맛이 매우 깊다. 그는 다양한 형태미와 품격을 갖춘 광효차를 현대의 우리차가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이름은 정확하지 않지만 일단 광효발효단차로 생각하면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맛과 향기 깊어집니다. 그윽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 광효발효단차는 콜레스테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내장지방, 지방간에도 효과가 아주 좋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이 선호할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온직다원에서는 농가맛집과 제다체험을 실시한다. 그러나 누구나 다 체험할 수는 없고 모두 예약제로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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