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그는 홍차를 마시면 누구나 궁금해질 만한 50개 주제들을 모아 신작을 펴냈다. 제목은 『홍차 탐구』. 좋은 홍차란 무엇인지, 홍차는 어떻게 탄생했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애프터눈 티와 하이 티는 어떻게 다른지, 찻잔 받침에 차를 따라 마신 이유가 무엇인지, 왜 녹차는 여러 번 우리고 홍차는 한 번 우리는지 등 홍차 애호가의 실용적 궁금증부터 홍차의 역사, 홍차 관련 산업의 근황, 차 트렌드의 변화 등을 심도 깊게 짚어냈다.

특히 4장에서는 오랫동안 차 음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들에 관해 많은 자료를 근거로 해서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답을 찾아나갔다. ‘차와 커피: 내게 필요한 카페인은?’에서 “커피는 날카롭게 정신을 깨우고, 차는 편안하게 정신을 맑게 한다”라고 표현한 부분은 저자의 오랜 차 생활에서 나온 결론이라 깊게 와 닿는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책은 차를 새롭게 알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이 짧은 시간에 ‘차가 무엇이고 홍차가 무엇인지’ 전체적인 윤곽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오랫동안 차를 즐겨왔음에도 정리된 차 지식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는 차 애호가들에게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이 책은 특별한 부록이 하나 등장한다. 작가 조지 오웰이 쓴 홍차에 대한 에세이다. 100년 전의 글이지만 오늘날 홍차를 마시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와 철학이 담겨 있다고 판단되어 저자가 직접 번역하여 수록했다. 오웰은 홍차를 맛있게 우려내기 위한 11개의 규칙을 세웠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 홍차나 스리랑카 홍차를 마시는 것이다. 물론 중국 홍차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은 있는데 가격이 싸고 우유를 넣지 않고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홍차에는 자극이 없다. 그래서 중국 홍차를 마시고 난 후에는 좀 더 현명해졌다거나 좀 더 용감해졌다거나 더 낙천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한 잔의 맛있는 홍차’라는 표현처럼 차가 주는 위안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대부분 인도 홍차를 마신다.

『홍차 탐구』엔 2023년 봄과 여름에 걸쳐 인도와 스리랑카를 다녀온 저자의 차 산지 탐방기가 실려 있다. 홍차 생산의 방향과 트렌드, 현지 티 매니저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쏠쏠한 (최신) 정보들이 티 팩토리의 내부 전경과 펼쳐진 차밭 등 시원시원한 사진과 함께 제공된다.
『홍차 탐구』엔 2023년 봄과 여름에 걸쳐 인도와 스리랑카를 다녀온 저자의 차 산지 탐방기가 실려 있다. 홍차 생산의 방향과 트렌드, 현지 티 매니저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쏠쏠한 (최신) 정보들이 티 팩토리의 내부 전경과 펼쳐진 차밭 등 시원시원한 사진과 함께 제공된다.

여섯째, 티포트를 물이 끓고 있는 주전자 쪽으로 가져가야지 반대로 해서는 안 된다. 물은 아주 펄펄 끓여야 한다. 이 말은 티포트에 붓기 직전까지 물이 끓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갓 끓기 시작한 물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맛에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

열한째, 러시아 스타일로 마실 요량이 아니면 설탕을 넣지 마라. 물론 이 점에 있어서는 내가 소수의견에 속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홍차에 설탕을 넣어 자신이 마시는 차 맛을 망가뜨리면서도 어떻게 스스로를 진정한 홍차 애호가로 여길 수 있는지 모르겠다. 마치 홍차에 후추와 소금을 넣지 않는 것과 같이 이치다. (295~299쪽)

『홍차 탐구』엔 2023년 봄과 여름에 걸쳐 인도와 스리랑카를 다녀온 저자의 차 산지 탐방기가 실려 있다. 홍차 생산의 방향과 트렌드, 현지 티 매니저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쏠쏠한 (최신) 정보들이 티 팩토리의 내부 전경과 펼쳐진 차밭 등 시원시원한 사진과 함께 제공된다. 홍차 애호가들에겐 피와 살이 될 정보들이다.

                          도서출판 글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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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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