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춤춘다. 천천히. 빨리 걸으며 춤춘다.’

청마 유태근 작가의 작업을 마주하고 명쾌하게 좁힐 수 없었던 그 무엇이 번뜩. 이렇게 정리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생활자기, 다완, 오브제 그리고 수묵 추상까지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도자 역시 순백자는 물론 귀얄, 분청 덤벙, 금채, 옻칠작업, 연리문,청화, 동화, 흑도까지 기법이 무궁무진하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검이블루 화이불치)>는 작가는 물론 작품의 존재 양태를 잘 암시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화려함의 극이 보이고 절제미의 극마져 드러날 때 저만치서 수더분한 덤벙 분청과 민틋한 달 항아리라 무극이 태극임을 알게한다. 유태근 작가의 모든 작품은 매우 동양적이다. 그래서 동양철학에서 인식론의 근본과제인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관한 문제가 유태근 작가의 작품에서는 쉽게 풀려 나간다. 유태근 작가는 체화된 간결함에 삶을 향한 고뇌와 통찰을 확고하고 끈덕지게 작업에서 실천하고 있다.

이번 <검이불루 화이불치>전에는 자신의 생활과 경험을 모든 예술적 행위의 소재로 삼아 사유하고 탐구한 결과물을 전시대 위에 올렸다, 그래서 공예성이나 예술성 어디에도 이질감을 주지 않는 아름다운 작품이 관람객에게만족감을 줄 것이다. 공예는 결과물 뿐 아니라 제작되어가는 모든 과정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예술은 강한 욕망의 역사이다. 자신의 삶을 포괄하는 시대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 작가의 미적 취향이 끝없이 욕망하기를 기대한다. 청마 유태근 개인전은 오는 24일까지 서울숲 세라믹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오는 9일 작가와의 대화가 예술철학박사 오수화 박사의 진행으로 열린다. 서울숲 세라믹 스튜디오. 010 2727 2710.

글 예술철학박사 오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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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철학박사 오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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