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 뉴턴은 행성이 운동하는 법칙을 알기 위해 미적분학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미적분학은 인구 집단에 대한 통계적 추정을 가능하게 해주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아드리아해에서 잡힌 물고기 수의 변화를 설명하고, 금융 부분에서 일어나는 옵션 가격의 변화를 지배하고, 공학자들의 제트 여객기 설계에 도움을 주고, 전기 통신에도 필수적으로 쓰이고 있다. 미적분학이 처음 만들어진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이 책은 이러한 수학의 다채로운 쓰임으로 가득하다. 콩팥 기증자와 수혜자를 연결하는 데 쓰이는 수학 이야기도 흥미롭다. 과거에는 자신의 콩팥 중 하나를 아픈 가족에게 기증하려고 해도 조직형이 맞지 않으면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콩팥을 사고팔게 하는 건 부작용을 우려해 국가에서 엄격하게 금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증자의 수혜자가 서로의 가족을 위해 조직형이 맞는 사람들끼리 콩팥을 맞바꿀 수 있는 전략이 등장했는데, 위대한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퍼즐 풀이가 그 시작이었다. 오일러는 1736년에 다리 건너기 문제에 마음을 빼앗겼다. 프러시아에 속한 쾨니히스베르크에서는 프레겔강이 도시를 관통했고 2개의 섬이 있었으며 강 위로 5개의 다리가 있었다. 사람들은 다리를 정확히 한 번만 건너면서 도시를 가로지를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했는데 오일러는 이 퍼즐을 풀면서 그래프 이론을 만든 것이다. 그래프 이론은 지금 잠재적인 콩팥 기증자와 수혜자의 데이터를 나열해 최적의 교환 집합을 찾아내는 데 쓰이면서 21세기에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흥미로운 사연의 수학적 도구로 영속 호몰로지도 있다. 영속 호몰로지가 등장한 이유는 순수 수학자들이 기하학적 도형에 있는 다차원 구멍을 세는 복잡한 위상 불변성을 계산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순수한 욕망에서 만들어진 이론은 지금 건물이나 군사 기지를 테러리스트나 범죄로부터 보호할 때 센서 네트워크가 모든 곳을 빠짐없이 커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CG라 부르는 컴퓨터 그래픽의 화려함도 175년 된 수학에 빚을 지고 있다. 해밀턴이 만든 사원수는 세상에 등장했을 당시 순수 수학과 이론 물리학에 대한 관심을 떠올려주는 정도의 역할만 하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1985년에 켄 슈메이크가 논문으로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서 사원수 활용을 제안하면서 게임과 영화 산업에서 사원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3차원 공간 안에서 회전의 효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 수학적 도구가 된 것이다.

우리가 이미지 파일 형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JPG에도 수학이 숨어 있다. JPG는 이미지의 로우 데이터에서 5단계의 수학적 변환을 통해 중복된 데이터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압축하는 데, 이러한 압축에는 이산 푸리에 변환, 대수학, 부호 이론이 쓰인다. 그리고 이 모든 수학적 도구가 이미지 압축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는 시대에 등장했음은 물론이다. 김성훈 옮김. 반니.1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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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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