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 즉 명부(冥府)의 존재에 관한 내용이다. 지옥 중생의 구제를 대원(大願)으로 삼은 지장보살과 협시(夾侍)인 도명존자?무독귀왕, 그리고 열 명의 지옥 심판관인 시왕과 중생의 생전 선악(善惡) 행위를 빠짐없이 기록해 보고하는 선악동자 등이 그 주인공이다.

2부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자를 보호한다고 하여 ‘호법신중(護法神衆)’이라 불리는 존재들의 이야기이다. 사찰 입구에서 위협적인 모습으로 방문자들을 맞이하는 사천왕과 금강역사, 여덟 그룹의 신중 부대인 팔부신중, 신중들을 호령하는 젊은 장군 신 위태천 등이 거론된다.

마지막 3부는 부처님 가장 가까이에서 오른팔과 왼팔 역할을 하는 협시, 그리고 괴팍한 성격을 가졌지만 중생의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알려진 영험한 존재 나한을 다루었다.

저자는 이들 존재가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신앙의 대상이 되어 우리 사찰에 자리하게 된 경위까지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추적한다. 그 근거는 종교와 역사의 오랜 문헌과 기록, 민간에 이어져 온 설화와 신화, 옛 인도 땅과 중국, 우리나라 등에 남아 있는 문화유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이들을 종합하여 이제 미지의 존재, 미지의 공간이 되어버린 이 책의 주인공들과 그 세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걸 목표로 한다. 한 예로 망자가 경험하게 될 명부 여행의 과정을 한국판 「신곡」을 그리듯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우리 불교문화와 전통문화 속 진귀한 세계로 떠나는 모험에 기꺼이 가담케 한다. 불광출판사.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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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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