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산업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전공 제1기 개강식. 부산대 차정인총장과 박일호 밀양시장,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영경총장의 축하와 격려가 있었고 밀양캠퍼스 김근기학장의 축사와 이병인주임교수와 전임교수 7분, 그리고 1기 학생 13명이 참석했다..
부산대 산업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전공 제1기 개강식. 부산대 차정인총장과 박일호 밀양시장,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영경총장의 축하와 격려가 있었고 밀양캠퍼스 김근기학장의 축사와 이병인주임교수와 전임교수 7분, 그리고 1기 학생 13명이 참석했다..

한국 전통 차의 대표격인 녹차와 그것에 기반한 한국 수양다도 등 한국 차문화와 차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올해 부산대와 동국대 대학원에 차학과가 개설돼 차계와 차인들의 기대를 사고 있다. 특히 최근 차학계 일각에서 도태 폐기된 옛 변질 산화차류를 복원(?)하는 등 퇴행적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다르게, 두 대학의 차학과 개설은 그 강좌 구성에 있어서 정통 차학과 전통 차문화 고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 침체기 한국 전통 차문화 부흥의 해법 모색에 기대를 갖게 한다.

올해 들어 부산대학교 산업대학원(밀양캠퍼스)에 ‘국제차산업문화國際茶産業文化 전공’ 과정이 개설되어 3월초에 강의를 시작했다. 이 학과 주임 이병인 교수는 “수년 전부터 부·울·경 지역뿐만이 아니라 여러 차인들과 관련 전문가들께서 한국 차문화의 현대화와 과학화, 그리고 국제화를 바라며 거점 국립대학에 차문화학과의 개설을 요청해왔다. 우선 석사과정을 설치하고, 추후 박사과정 등을 개설함으로써 차문화에 대한 학문적 체계를 잡고, 더불어 차문화 발전을 위한 작은 걸음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부산대학교 국제차산업문화 전공 과정의 주요 과목으로는 차고전 연구(다부, 동다송 외), 제다 및 품평 연구, 유적답사 연구, 차산환경론, 차문화사 연구, 차도구학 연구, 차와 건강 연구, 차와 음료 연구, 홍차 연구, 차문화산업 세미나, 논문 연구 등이다.

부산대 차학과 강좌 구성에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차고전 연구, 차문화사 연구 등 전통 차문화에 대한 인문 · 철학적 고찰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차와 차문화의 본질이면서 정체성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다도茶道’ 탐구에 학구적 초점을 맞춰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차고전 연구’에서 『다부』와 『동다송』을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문학적 차고전 연구의 핵심을 간파하여 세계 유일이자 ‘일본 다도’의 수양론적 속성을 훨씬 능가하는 ‘한국 수양다도’의 본 모습을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다도’ 개념은 육우가 『다경』을 쓴 당나라 때 ‘육우 음다집단’ 멤버였던 교연과 봉연의 차시茶詩에 ‘득도得道’의 개념과 함께 창발創發되어 명대明代 장원의 『다록』으로 이어졌다. 그것은 또 『다신전』에 실려 이 땅에 이입되어 『동다송』에서 ‘과정(행위)의 다도’로서 한국적 창의성이 더해졌고, 이에 앞서 한재寒齋 이목李穆의 『다부』에서는 ‘오심지차吾心之茶’ 라는 상징어로써 ‘경지의 다도’가 잘 설파說破되었다. 따라서 『동다송』의 ‘과정의 다도’와 『다부』의 ‘경지의 다도’를 융합하면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 수양다도’가 되는 것이고, 그것의 수양론적 원리는 근본적으로 동양 사상 수양론 뼈대인 기론氣論에 기반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산업대학원 ‘국제차산업문화國際茶産業文化 전공’ 과정의 ‘차고전 연구’ 강의가 한국 차고전의 양대 산맥이자 ‘한국 수양다도’의 보석 광산이라고 할 수 있는 『다부』와 『동다송』에서 이런 광맥을 잘 채굴해 내어 확산시키기를 기대한다.

한편 동국대학교는 올해 ‘불교 역사와 함께 발전해온 차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불교문화산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학문적 토대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차문화콘텐츠 전공(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이 학과의 강의 방향은 한국의 차문화를 비롯해 동서양의 차문화를 이해하고 불교 차문화의 전승과 현주소를 살펴보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한다. 동국대 ‘차문화콘텐츠 전공’ 과정 개설을 주도한 정도 스님은 학과 개설 취지에 대해 “보다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한 차문화 응용 및 발전 방안을 연구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과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 차학과 개설은 ‘차문화콘텐츠 전공’이라는 학과 이름에서 차별성을 찾을 수 있겠다. 이는 다른 대학 차학과들이 학과 또는 소속 대학원 이름 앞에 ‘산업’ 또는 ‘융합... ’ 등의 접두어를 붙이는 것과 달리 전적으로 차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여 각별한 기대를 갖게 한다. 동국대엔 몇 해전 차학과가 개설되었다 폐지된 일이 있었다. 동국대 대학원에 차학과가 다시 개설된 것은 동국대와 불교계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이른바 ‘한국 차문화의 중심’ 역할을 자부해 온 데 대한 소임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느껴진다. 동국대 ‘차문화콘텐츠 전공’ 과정엔 이와 관련된 강좌가 많다. ‘한국차문화연구’는 한국에 전래된 차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고찰하고, 현대 한국 차문화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연구한다. 이밖에 중국 차문화연구, 일본 차문화 연구, 세계 차문화 연구, 동서양 차문화 비교연구, 차와 예술 특강, 차와 다도구 특강, 차문화콘텐츠 연구, 차문헌 연구, 차 성분과 효능 연구 등의 과목도 개설됐거나 개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동국대의 차학과 개설이 커피 상업주의와 중국차 사대주의에 오염돼 기울어져 가고 있는 한국 녹차 산업과 전통 차문화를 일으켜 세우는 데 학문적으로 일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 앞에 언급했듯이 시대적 진전에 따라 이미 차로서의 가치 및 존재이유가 폐기된 ‘옛 차’를 최근 차학계 일각에서 관학 협동으로 ‘복원’이라는 이름 아래 재등장시키고 있다. 이는 자료 근거가 부족한 가운데 객관적인 타당성 검증 없이 행해진 일이어서 담당자들이 “... 코끼리 만지는 식 ... ”이라고 실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차학계 일부의 이런 무분별한 행태가 전통 녹차 기반 차문화와 차산업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학문적·문화적 퇴화 및 그에 따른 지자체 예산낭비 풍조는 반 차학적(反 茶學的) 허위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우선 정통 차학의 이름으로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이는 조상 전래의 한국 고유 녹차와 전통 차문화가 어려움을 겪는 이때 마땅한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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