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프랑스 요리만큼 정교하지는 않더라도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서양 요리의 근간이 된다. 그리고 프랑스 요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는 오랜 역사의 이탈리아 요리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열 가지를 꼽고 있다. 이탈리아는 반도라는 점과 여러 가지로 문화가 우리와 비슷하다. 이탈리아 영화를 볼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인데, 한국 배우로 바꾸고 배경을 한국으로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이 한국 영화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정서는 우리와 닮았다.

이탈리아는 요리도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레스토랑의 요리와 가정의 요리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이탈리아나 우리나라도 최근에는 세계적인 가스트로노미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콘셉트의 (때로는 아방 가르드한) 요리를 내는 때도 있지만 바탕을 이루는 음식은 가정식에 있다. 그래서인지 집에서는 만들 엄두도 못 내던 짜장면이지만, 파스타는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는다. 짜장면을 제치고 파스타가 어린 시절의 소울 푸드 자리를 차지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파스타와 피자만이 이탈리아 음식의 전부는 아니다. 본래 파스타는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배를 채우는 코스, 피자는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나서 저녁때 배가 출출해질 때 간단히 먹는 음식이었다. 지은이는 샐러드에서 디저트까지 이탈리아 요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열 가지를 선정하여 그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간간이 곁들여진 요리에 어울리는 이탈리아 와인 소개는 덤이다. 지은이는 단순히 이탈리아 요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담긴 이탈리아 국민의 성향과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 음식에 얽힌 문화 현상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미야지마 이사오 지음 김은조 번역 BR미디어 값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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