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칠 천년 시공을 꿈꾸다

충남 무형문화재 칠장 문재필 초대전 뉴스 차와문화l승인2015.07.13l수정2015.07.1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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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옻칠 속에는 곱고 깊은 담색淡色이 담겨있다. 은은한 황금색을 비롯한 온갖 깊은 색감들이 오랜 세월 삭풍에 곰삭인 원목 위에 펼쳐져 있다. 색감들의 화려한 군무가 아름답다. 아파트에도, 한옥에도, 식당에도 그 어느 공간에 놓아도 어울릴 것 같은 아름다운 식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천년을 가는 작품,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작품이다.

"옻칠 공예품은 목공예 제품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습니다. 밑칠을 시작으로 반복적으로 여러 번 옻칠을 해야 고품질의 제품이 되지요. 세심한 안목, 인내, 그리고 디자인적인 요소를 고루 배려해야 합니다. 원목의 건조에서부터 옻칠까지 완성하는데 최소한 3개월에서 6개월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작품은 오랜 세월을 거쳐 물려주어도 될 유산이 되지요."

충남무형문화재 칠장이자 해송공예 대표인 문재필 칠장은 우리시대 현대공예가 가야할 길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는 장인이다. 전통기법에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한 공예품에 그 답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모든 작품은 철저하게 전통기법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의 디자인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전통기법은 우리시대 새로운 문화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시대 문화자산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전통의 기법위에 우리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자신만의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우리 전통 목칠공예가 세계적인 상품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문칠장은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그는 그 약속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스테이크 접시, 채화 소나무 원접시 등 가장 기본적인 생활용품에서부터 주칠 팔각 호족반, 주칠공고상, 포도문 낙동반닫이 등 전통적인 가구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입혔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옻칠과 삼배를 결합한 삼배가구, 교칠화병, 옻칠 그림 액자 등 현대화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목칠공예는 한국의 미를 표현하고 담아낸 전통 공예품입니다. 그 공예품들을 우리 생활 속에 끌어들이려면 우리시대 생활환경에 맞는 다양한 공예품들을 만들어내야 하지요. 전통으로 현대인들을 끌어들이기 보다는 전통을 현대인들의 삶 속에 구현해야 합니다. 그것을 담아낸 디자인을 해내는 것이 우리시대 나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작품에 까다롭다. 파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 스스로 확신을 갖지 않은 작품은 팔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붙는다. 원목의 구매부터 보관 그리고 그에 맞는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긴다.

"재료를 관리하고 재료를 선별하는 것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디자인 이전에 작품의 본성을 제대로 잡아내야 그 디자인을 입혔을 때 제대로 작품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전반적인 과정을 한꺼번에 통찰해야하는 것도 우리시대 장인들의 임무입니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넘친다. 그러나 그는 늘 조용하고 단순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 보유자 정수화 선생의 제자로 옻칠정제에 대한 전통적 기법을 전수받았고, 젊은 날 일찍이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 최고의 시장을 경험했다. 1991년 해송공예를 설립한 후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그 영역을 넓혀 일본에까지 수출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목칠공예를 알리기 이해 영국, 미국, 일본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박람회에 참여했다.

"세계 시장에 건너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 목칠공예가 세계적인 상품으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내가 해외시장에 자주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들이 나의 작품을 알아보고 구매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볼 때 우리 전통기법을 살려낸 목칠공예작품들이 세계적인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목칠공예의 대중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목칠공예에 대해 알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전통 목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해송공예 체험장에서는 숙련된 장인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제가 꿈꾸는 것은 단순합니다. 우리시대 목칠공예를 다음세대로 건강하게 전수해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곳에서 전통 목칠공예 공동체를 관심있는 분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건강한 목칠공예를 통해 우리시대가 가져간 또 다른 전범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칠장은 목칠공예에 대한 모든 것에 해박했다. 그리고 그 전통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해송공예는 공방, 전시장, 체험장, 공연장 등으로 나뉘어 있다. 300여 평 정도의 잔디밭과 공연장에서는 다양한 문화 공연과 들차회를 열 수 있게 깔끔히 정돈되어 있다. 그런 그가 개인 장인으로서는 최초로 백제문화단지 내에 있는 백제역사문화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백제의 칠 천년의 시공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오는 8월 9일까지 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호족반, 교칠화병, 황동주전자 등 옻칠예술의 다양성과 멋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송공예 | 충남 논산시 은진면 살포재길 21 | 041-741-9578 | www.heas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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