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 영화 <일일시호일>(원제 : 日日是好日,감독 : 오모리 타츠시, 주연 : 쿠로키 하루, 키키 키린, 타베 미카코, 수입/배급 : ㈜영화사 진진)이키키 키린의 마지막 연기와 함께 새해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영화 <일일시호일>은 이제까지 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다도를 통해서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취직과 미래 이야기를 하며 들떠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고민하던 스무살 노리코는 24년의 시간이 지난 마지막 장면에서 더 이상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리코의 성장을 만들어낸 것은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과 그 시간 사이에서 원형으로 순환하는 계절, 그리고 그 계절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준 다도였다. 우리의 인생처럼 노리코 역시 취직에 실패하기도 하고, 실연을 하며 상심하기도 하지만 매주 한 회씩 다도 수업을 듣는 일은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다도를 통해 쌓아간 시간은 노리코가 내면이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온전히 만끽하는 것이 소확행이라면 그 행복의 지속은 내가 일상에서 쌓아간 시간일 것이다. <일일시호일>은 엔딩의 노리코의 미소에서 그 답을 전하며 내 손으로 만들어낸 행복과 기쁨에 대해 전한다.

<일일시호일>은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한 스무살 노리코(쿠로키 하루)가 사촌 미치코(타베 미카코)를 따라 얼결에 이웃의 다케타(키키 키린) 선생에게서 다도를 배우게 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영화이다. 취향도, 꿈도 확고한 사촌 미치코와 스스로를 비교하던 노리코는 사소한 행동과 태도에 자연스럽게 스미는 다도를 배우며 점점 자신을 찾아간다. 이렇듯 <일일시호일>은 꿈이없는 청춘을 다그치는 대신, 소소해보이더라도 하루 하루 쌓아간 일상이 결국에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전해준다. 노리코 역을 맡은 쿠로키 하루는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와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의 주연 배우로, 내성적인 여교사와 열정이 넘치는 신입 편집자를 전혀 다른 얼굴로 소화한 바 있다. 인물을 분석하는 세밀한 연기력으로 <일일시호일>에서는 노리코의 방황과 성장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다도와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어른, 다케타 선생은 故 키키 키린이 연기했다.

키키 키린은 지난해 9월, 영화 <어느 가족>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지병이었던 암으로 사망하여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과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투병 중에도 꾸준히 연기를 이어온 만큼, 생전에 남긴 마지막 주연작 <일일시호일>로 다시 인사를 전한다. <일일시호일>에서 기대고 싶은 어른으로 다가온 키키 키린의 연기는 ‘키키 키린이 남긴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 –Hollywood Reporter’라는 평을 받으며 그녀를 그리워했던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영화에 대해 오동진 평론가는 “ 물질적 성공이 제 1의 인생가치처럼 여겨질때 이 영화는 젊은 친구들에게 그리고 사람들 모두에게 진정한 성취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고 말했다. 개봉일은 오는 17일이며 12세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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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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