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보이차』는 보이차에 관한 입문서는 아니다. 더더욱 전문연구서도 아니다. 그 보다는 더 고도로 전문화된 보이차에 관한 상식이라고 볼 수 있다. 보이차를 즐기는 매니아가 ‘신화와 전설로 가득한 시간 죽이기 담론談論’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비문碑文과 전적典籍을 통해 남녘을 가리킨 나침판이라고 그 성격을 규정하고 싶다. 즉 고증考證을 도구로 한 보이차 인문학의 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제 1장 <보이차란 무엇인가>에서는 보이차의 개념 혹은 정의의 문제, 보이차의 역사성과 관련된 문제, 보이차가 만들어진 제다법의 유래와 관련된 문제, 어떤 형태로든지 발효를 거쳐야만 보이차가 되는가의 문제, 보이차로 인정받기에 필요로 하는 생차의 진화 기간에 관한 문제,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쇄청모차는 보이차가 될 수 없는가의 문제등 우리가 알아야할 보이차의 정의에 관한 문제를 세심하게 다루고 있다.

 

제2장 <청대 전적에 기록된 보이차>에서는 운남을 통치했던 운남총독이 기록한 기록물, 보이차에 담김 제갈공명의 신화적 스토리등 다양한 역사적 사실에서부터 보이차를 따며 노래했던 노래와 보이차의 이야기를 담은 연주곡등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보이차에 대한 인문학적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 운남의 관료가 현지에서 기록한 옹정년간의 보이차, 귤산 이유원이 수집한 장홍의 『전남신어滇南新语』, 『본초강목습유』에 나타난 보이차의 약리적 효능, 제갈공명이 남긴 육대차산의 신물神物, 완복阮福이 저술한 보이차 교과서 『보이차기普洱茶记』, 보이차산 토착민들의 생활과 정취 담은 《보차음普茶吟》, 고금으로 연주한 보이차 월령가 《채차곡采茶曲》, 의방대표차창 항성호차창의 수기장부를 통해 청나라시대를 관통한 보이차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다.

“사차私茶의 판매를 엄히 금지하도록 비문碑文에 새기니, 영원히 준수할지라.”《영원준수·금판사차비永远遵守·禁贩私茶碑》는 건륭년간의 보이차 관리조례管理条例다.
“사차私茶의 판매를 엄히 금지하도록 비문碑文에 새기니, 영원히 준수할지라.”《영원준수·금판사차비永远遵守·禁贩私茶碑》는 건륭년간의 보이차 관리조례管理条例다.

 

제3장 <청대 비문에 새겨진 보이차>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만나고 있는 보이차를 완성했던 청대의 주역들과 그 보이차를 만들었던 차농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황금빛 화장을 지운, 보이차의 민낯, 보이차의 대부, ‘육산일로六山一老’ 조당재. 보이차 관리조례管理条例 《영원준수·금판사차비永远遵守·禁贩私茶碑》. 황금잎사귀에 새겨진 문채文彩 《만살기호임시집조비문漫撒寄户临时执照碑文》. 차세茶稅 감면을 둘러싸고 벌어진 차상과 관리와의 갈등, 《단안비断案碑》. 《서공천조瑞贡天朝》 편액으로 빛나는 이비차의 흥륭 . 마자하磨者河 영안교永安橋, 의방과 이무를 잇다. 차마고도 마방馬幇의 보상처리 기준 《공가절지비工价截止碑》 . 예공진사例貢進士를 통한 보이차의 진공進貢등 현재까지 남아있는 청나라 때 비문에 새겨진 보이차의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다.

제 4장. 조선의 연행사절이 본 보이차에서는 홍대용, 홍석주등 당대 조선의 지식인들이 청나라를 방문 만났던 다양한 보이차의 역사적 사실들을 담아내고 있다. 북학파의 큰 어른 홍대용이 풍문으로 접한 보이차,. 건륭황제 만수절萬壽節의 보이차. 남공철의 용단 보이차 품감. 『계산기정』을 통해본 19세기 벽두의 청대 차문화. 홍석주, 운남인 구성진에게 보이차 20단을 받다 홍현주, 섣달 눈 녹인 물로 보이차를 끓이다. 차미치광이 이유원이 만난 심양과 연경의 보이차등은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이 만나고 마셨던 보이차에 대해 알 수 있다.

 

5장. 중국에서 홍콩으로 대만으로 그리고 한국으로 이어지는 현대 보이차판의 주요 흐름에서는 향후 펼쳐질 보이차의 미래에 대해 밝힌다. 필자는 보이차를 오래된 미래의 현재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오늘날의 보이차판은 백가쟁패의 시대라고 진단한다. 생산과 판매전략과 창고저장과 품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계가 다음 순간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시대 보이차판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 생존전략은 무엇인가를 제시한다.

 

저자 이원종 프로필

이원종은 신학, 불교학, 기공학, 예다학을 전공한 차인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문화재단’에서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차학회’ 이사 와 ‘매거진 차와문화’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소왕노사(진가권)와 손영전노사(손가권)에게 배사입문하였으며, 저서로 『손식태극권』과 『손식태극검』을 펴낸 바 있다. ‘다시茶時’와 ‘보이차’를 주제로 다수의 논문을 『한국차학회지』 등에 발표하였으며, 원광대 등에서 강의를 맡기도 했다. 차 관련 저서로는 『새로운 미래, 보이차』와 『새로운 미래, 흑차』 및 『자사무면대사 갈명상』 등이 있다. ‘국사래’를 필명으로 쓰며, 양주에서 ‘차우림’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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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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