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차가운 것을 따뜻하게 만들어낸다. 그는 딱딱한 고형물질을 변형해 우리에게 아름다움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을 탄생시킨다. 그래서 그의 머리에서는 늘 명품을 향한 열망의 씨앗을 담아놓고 있다. 그러나 그는 천생 작품밖에 모르는 순수한 소년같은 작가다. 금속공예가 안민석의 작품은 한눈에 반해버릴 만큼 번쩍이는 미감을 담아내고 있다. 오브제가 아닌 실용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감상하고 품에 안을 수 밖에 없게 한다.

“저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일단 머릿속에서 영감이 번뜩이면 크로키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만들어보기 시작합니다. 하나를 만들어보고, 또 하나를 만들어보면서 생각했던 작품의 완성도를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저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위해 여러 과정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보지만 그 작품을 만나는 대중들은 그 작품의 최종적인 것만 보게됍니다. ”

 

그의 주재료는 은이다. 고가의 재료이자 제작과정과 관리가 매우 까다롭고 섬세한 손길을 요구하는 금속재료이기도 하다. 그가 특별하게 금속재료중 은을 좋아한 이유는 단순하다. 운명처럼 마음속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 은은 매우 까다로운 재료입니다.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은이 좋은 점은 작품이 완성되었을때주는 완성도 높은 느낌 때문입니다. 또한 완성된 후의 작품이 주는 고귀한 느낌이 가져다주는 순백의 깨끗함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런 재료로 teapot, trea, vase(꽃병),candlestick등을 주로 만든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들은 단연 teapot다. 그의 티팟들은 모던한 형태를 띨 뿐만 아니라 기하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의 티팟들은 이른바 작품과 실용성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명품이기도 하다. 또 한가지 그의 작품에서 주목할한 점은 모든 작품들이 이 세상에서 단 한작품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완결성과 순수한 작가주의에서 나온다.

 

“ 좋은 작품은 책상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대 책상에서 스케치를 통해 소재를 찾지 않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면서 그속에서 디자인의 모티브를 찾습니다. 그리고 저의 또다른 점은 전체보다는 부분의 아름다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포착한 모티브를 제 나름대로 재구성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가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매우 독특하다. 실사이즈의 도면을 기초로 은 판을 톱으로 재단하고, 모루(쇳덩어리)를 망치로 다듬으며 다양한 형태로 만든후 땜 작업을 진행한다. 기본작업을 완성한그가 한번더 거치는 작업이 있다. 바로 동銅을 이용한 샘플 제작이다. 잘 열리고 닫히는지, 높이는 적당한지 기능적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동으로 똑같이 만든 후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을 완성하는데 꼭 필요한 완벽성이라고 봅니다. 저의 최대의 장점인 기하학적인 모던함을 가장 잘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정성과 노력입니다. 가장 완벽한 작업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야 작가로서 생명력을 갖을 수 있다고 봅니다.”

 

쓰임의 편리함과 높은 완성도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의 이력은 화력하다. 금속공예의 최고봉이랄 수 있는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미술대학 금속공예학과에서 마이스터 슐러 Ulla Mayer교수에게 사사를 받았다.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매종오브제 박람회, 프랑스 마레 갤러리, 핀란드 디자인 박물관, 국제공예박람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전등 국내외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해 갈채를 받았다.

“독일서 공부를 할 때 유럽의 홍차문화는 좀 접해봤지만 한국의 전통차문화는 아직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좀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전통과 현대의 미가 결합된 차도구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가장 많이 지켜내고 있는 한국의 차도구를 통해 새로운 모던함과 기하학적 미감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

사진제공.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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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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