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최고 덕목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인품’이었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 학술원 조민환 교수는 지난 21일 열린 성균예절차문화연구소 학술세미나에서 24차품중 가장 최고덕목은 ‘인품’임을 제시했다. 조교수는 <24차품의 미학적 고찰>이라는 기조강연에서 ‘인품’, ‘차품’,‘수품’,‘화품’,‘차기품’,‘다실품’등 6가지 24차품중 인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을 했다.

조교수는 “24다품에서 말하는 인품론은 송대 이후 문인사대부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품을 강조하는 것은 차를 단순히 양생이나 건강과 같은 실용 차원이 아닌 일종의 문인사대부들의 문화식품으로 이해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런 점은 동일한 차도 그 차를 접한 인물이 누구냐에 따라 그 맛이나 운치가 달리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또 “ 차를 문화적 철학적 측면에서 말할 때 유가의 아雅. 화和와 도가에 가까운 청.담 및 불가 차원의 진眞.적寂.정定등 매우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는데, 이런점에서 볼때 24다품은 차의 덕성을 법성法性, 차의 지미至味를, 선의 진미眞味,로 연계해 선다일미, 以茶參禪을 강조하는 사유와 일정정도 거리가 있다. 인품의 핵심에 해당하는 화와 유는 유가의 중화미학의 핵심이 되는 개념이고 기타 나머지 용어들도 불가보다는 유가와 도가에 근접한 개념들이다. 따라서 24다품은 전통문인들의 다문화에 담긴 사유와 미의식을 분석하는데 일정정도 도움을 주지만 선과의 연계성 부분은 일정 정도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김진숙 박사는 < 다경 二之具에 나타난 제다문화의 고찰‘이란 논문에서 19가지 공구의 재질, 용도, 형태, 용량, 제작방법등을 살펴봄으로써 당대 병차의 가공과정과 공구의 특징을 고찰하고 있다. 김박사는 “19종의 공구는 공구의 용도에 따라 채차공구, 증차공구,성형공구, 건조공구, 계수공구,봉장공구로 분류하였고, 채차, 증차, 성형, 건조, 계수,봉장은 삼지조에서 언급한 칠경목인 채차, 증차, 도차, 박차, 배차, 천차,봉차와 같은 의미이며 칠경목은 병차 채제공정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다경에서 언급한 병차 생산 공구들은 당나라 이전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다. 병차는 당나라 이전부터 존재했던 차로서 매우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시대에 따라 병차 제작과정은 차이가 있다. 다경에 나타난 공구의 기능성과 다양성은 제다법의 체계화를 이루었으며 제다법의 체계화는 당나라의 대표적인 음다법인 팽다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대학원 생활예절 다도전공 16기인 변승기씨가 <동양철학 기반의 인의예지 다석 설계’에 대한 발표를 했다. 특별강연인 한국예술종합학교 허창열 외래교수의 ‘우리 춤 탈춤’은 생생한 울림이 있는 특강으로 참석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성균관대 조희선 교수는 “ 성균예절차문화연구소가 안으로는 예다 전 가족간의 학문적 교류의 장이자, 화합의 장으로서 본 전공의 학문적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밖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예절과 차학발전을 위한 선도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번 학술세미나를 주관한 성균예절차문화연구소 김세리 소장은 “ 우리 연구소의 철학적 바탕은 ‘사유하는 인간’에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유를 담는 그릇∏’ 특강이나 올해 학술세미나의 주제 ‘사유의 경계를 넘어서’는 이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깊이 있는 생각은 넓은 시선과 안목을 선사합니다. 더 나아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길을 알려줍니다. 자신을 성찰하게 하고 지혜의 문을 열어줍니다. 삶이 녹녹치 않아 괴로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해답을 찾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더욱 분발하고 노력하는 연구소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성균관대학교 생활예절 다도전공 조희선 주임교수, 서산포럼 유건집 고문, 다도구평론가 신수길, 다도 강법선 발행인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성균예절차문화연구소는 학술세미나와 함께 논문집인 <예절. 차문화연구> 제6호를 발간했다.<예절. 차문화연구>논집에는 류건집의 <예절과 차교육>, 심규하의 <예의 본질에 대한 고찰>등 다양한 논문과 기고문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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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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