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듬이’ 어머니 마음으로 빚어낸다

소담재 허경혜, 보듬이 작가로 우뚝 서다 이명규 기자l승인2018.07.14l수정2018.07.1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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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흙의 작가다. 오랜 세월속에 우리의 삶을 지켜온 어머니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냈다. 웃고, 찡그리고, 아이를 업고 노동을 하는 어머니의 얼굴은 우리 모두의 얼굴이었다. 그런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그런 그녀는 천성적으로 차를 좋아했다. 어머니를 빚으며 차도구도 그녀의 곁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30년 넘게 두 가지 작업을 해온 그녀에게 어느 날 새로운 인연이 찾아왔다. 우리나라 현대 차 살림에 새로운 해석으로 동다살림법을 주창해온 정동주 선생을 만난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은 그녀는 무애무변한 어머니의 품을 닮은 보듬이를 시작했다. 정동주선생이 창안해 제자들에게 전승을 해주고 있는 보듬이를 만들고 있는 작가의 이름은 소담재 허경혜다.

▲ 허경혜작 보듬이.

“보듬이와 인연을 맺게 해준 스승인 정동주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우리시대 차 그릇으로 보듬이는 흙속에 우리어머니들의 모습을 담아온 것들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치 오랜 인연속에서 만난 것 처럼 깊이 빠져들게 됐습니다. 그리고 보듬이속에서 작가로서 한 없는 기쁨을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제 마지막 필생의 작업으로 보듬이를 선택했습니다.”

▲ 허경혜작 '보듬이'

‘보듬이’는 굽이 없는 잔이다. 보듬이의 매력은 모든 만물을 포용할 것 같은 둥글고 원만한 우주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결코 쉽지 않다. 모든 사람들에게 원초적인 감성을 전달해줄 수 있는 원만한 선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 굽이 없는 그릇의 원만한 라인을 만드는 것은 생각 보다 어렵습니다. 가장 만만하고 단순한 것 같지만 그 단순 속에 오묘한 진리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진정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미묘한 선의 변화에서 세련미와 투박미가 순식간에 갈려 버립니다. 오로지 흙속에 깃든 동다의 살림철학을 찾아내 그릇으로 만드는 연습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 허경혜작 '보듬이'

흙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그녀는 특유의 뚝심과 노력으로 보듬이 작업에 매달렸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열정하나로 매일 매일 보듬이를 빚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작업은 쉽지 않았다. 마음을 담아낸 형태를 실물화 시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시간과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지나고 세해를 맞이할 때 그녀 앞에 보듬이는 진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형태를 잡는대도 어려웠고, 스승께서 가르쳐준 유약의 빛깔을 내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작가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숙명을 지니지 않았습니까. 그 어려움을 이겨내야 비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스승님의 끊임없는 지도로 저 만의 보듬이의 모습을 이제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 허경혜작 '보듬이'

그녀는 스승인 정동주 선생의 낙점을 받은 보듬이들을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아무 차나 마실 수 있고, 아무 물 이나 마실 수 있는 그릇이자 잔인 보듬이는 그녀에게 새로운 희망이요 등불이다.

“중국에는 천목다완이 있고, 일본에는 라꾸다완이 있습니다. 현대 한국에는 보듬이가 있다고 봅니다. 순수하게 우리의 마음과 기술을 담아낸 우리의 잔이자 그릇입니다. 스승인 정동주 선생께서 창안한 우리의 그릇인 보듬이를 100년 후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완성해나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이명규 기자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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