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과 함께해온 수영의 역사

‘처음읽는 수영 세계사’ 에릭 샬린 지음. 김지원 역 이시향 기자l승인2018.07.14l수정2018.07.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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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체 왜 수영을 하는 걸까? 《꿈의 해석》에서 프로이트는 수영을 우리의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더 높은 자아가 통제하거나 감독할 수 없는 정신적인 일부분인 감정과 무의식, 성의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가 수영보다 훨씬 더 자주 하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일상적인 인간 활동보다 더 강력한 이런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헤엄치는’ 태아였던 우리 개인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과거로, 우리 인류의 기원까지 올라가야 한다. 즉 지금으로부터 5백만 년에서 7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고 대형 유인원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던 최초의 조상의 진화부터 살펴봐야 한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유역과 중국 같은 구세계에 나타난 최초의 도시문명은 수영이 생존기술이자 취미로 사용되었던 강 유역에서 융성했다. 유목민이었던 조상들처럼 정착한 인간들은 바다와 호수, 강에서 음식을 구하기 위해 헤엄을 치고 다이빙을 했지만, 문명이 더 복잡해지고 계층화되면서 이전까지 일용할 음식과 함께 우연히, 혹은 호기심에 가져왔던 물품들이 주된 사냥감이 되기 시작했다. 진주, 밝은 색깔의 조개껍질과 산호는 청동기 시대 권력자들의 몸을 꾸미고 신들을 찬미하는 장신구로 가공되었다. 그래서 문명 그 자체와 함께 직업으로서의 수영도 나타나게 되었다.

나중에, 인간이 바다로 나아가고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같은 위대한 해상 제국들을 건립하면서 수영은 선원과 군인에게 귀중한 기술이 되었고, 천연 수원과 특히 점차 늘어난 인공 수영장에서 수영 연습을 하게 되었다. 특히 로마인들은 취미 및 군사적 목적 양쪽 모두에 관한 수영 기술을 발달시킨 위대한 주창자들이었다. 하지만 고전 시대가 지나고 중세 기독교의 영향으로 인체에 대한 태도가 바뀌면서 많은 사람이 고대의 물의 세계에 등을 돌리고 수영하는 법을 잊었다. 수생환경은 경이롭고 실용적이고 즐길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 무슨 수를 쓰든 피해야 하는 괴물이 가득한 무시무시한 곳이 되었다.

서구 세계에서 인간이 물로 돌아가기까지는 수 세기가 걸렸다. 인체와 물의 안전에 관한 태도가 바뀌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내륙의 도시에서 떠나 예전과 새로운 물의 세계로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수영이 건강에 유익하고 귀중한 군사적 기술이자 즐거운 취미활동이라고 추천하는 고대의 기록들을 다시 발견하면서 인간은 예전의 물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유럽인들이 대항해 시대에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물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영의 필요성이 되살아났을 뿐만 아니라 비서구식 수영법까지도 찾게 되었다.

고대부터 다이빙 벨 기술이 사용되긴 했지만, 잠수부가 얕은 해저를 걸을 수 있도록 공기호스로 수면과 연결되어 있는 잠수복은 18세기에야 나왔다. 이 기술은 19세기에 완성되었고 1950년대까지 계속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기술은 공기호스가 깊은 곳에서 잘리거나 잠수부의 몸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는 등 본질적으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이것은 탁한 천해를 허우적거리며 걸어 다니는 ‘수중 비행’에 지나지 않았다.

20세기 초에 과학자들과 군대, 잠수의 개척자들이 마침내 잠수부를 수면과의 연결에서 해방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스쿠버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1942년 아쿠아렁(잠수용 수중호흡기)의 개발로 정점을 찍었고, 잠수부가 수중에서 훨씬 안전하게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스쿠버 세트를 전 세계에 선사했다. 수면이나 해저의 포로 상태를 벗어난 인간은 전례 없이 지구상의 물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기술 발전이 도래하면서 20세기 후반에는 취미 수영과 스포츠 수영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기후과학의 최악의 예측을 따르자면, 지구상의 대도시와 인구가 밀집된 해안가 지역 대다수를 포함해서 세계의 지표면 대부분이 언젠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할까,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더 푸르러진 지구에 정착지를 만들어야 할까?

설령 세계가 물에 잠기지 않는다 해도 늘어나는 인구와 천연자원 이용 및 개발로 인한 경쟁으로 인해서 현존 육지에 대한 압력이 늘어나며 결국에는 거주 가능한 공간뿐만 아니라 아무도 손대지 않은 광범위한 식량과 천연자원의 보고인 바다로 뒤덮여 있는 지구 표면의 71퍼센트를 개척해야만 할 것이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 수영은 인간의 기본 이동 방식인 걷기를 대체하게 될 거고, 우리는 결국에 호모 아쿠아티쿠스로 진화하게 될 수도 있다.

이케이북. 값 18,000원


이시향 기자  teac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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