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사진은 본고의 내용과 상관이 없는 보이차 사진.
위사진은 본고의 내용과 상관이 없는 보이차 사진.

한국차계에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보이차에 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신이 아는 지인중에 좋은 보이차가 있어서 몇 톤을 구매해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화를 한 이유는 지인이 구매한 ‘매우 좋은 보이차’를 톤 단위로 살 사람이 없느냐고 문의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조금씩은 팔지 않는데요.”

내가 지인에게 물었다.

“편당 얼마에 팔 생각인데요.”

“한 3만원...”

“언제 생산한 것인가요.”

“올해요. 대개 좋은 고수찻잎으로 만들었다는데요.”

우리나라에 황당하기만한 보이차의 망령이 매년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하나는 고수 보이차다. 차 전문박람회를 필두로 대부분의 차상이나 찻집 그리고 차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보이차는 대부분 고수 보이차다. 생산되는 제품 역시 거의 대부분의 고차수 지역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그러나 정작 중국본토에서는 고수보이차를 만나기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고수보이차나무를 정부에서 관리하거나, 아니면 대규모의 자본이 한꺼번에 입도선매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산량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정품 고수 보이차의 가격은 매년 오르고 있다. 올해 노반장은 현지에서 1kg모차 가격이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현재 중국내 고수 보이차 시장은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보이차 시장에서 고수 보이차는 당해연도 차 뿐만 아니라 몇해전 고수 보이차까지 풍성하게 넘쳐난다. 그 가격도 너무도 싸다. 몇 만원에서 부터 몇 십 만원까지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중국에도 없는 비싼 고수보이차가 넘쳐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검증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보이차를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전문가 아닌 이상 고수보이차를 검증할 수 없다. 광대한 고수 보이차 전 지역을 직접 경험한 전문가는 한국차계에서 매우 희소하다. 그런 이유로 인해 3만원짜리 고수보이차가 돈이 될거라고 덜컥 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차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짝퉁 보이차는 넘쳐 흐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은 한국차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안전하고 건강한 한국차 보다 짝퉁 보이차에 관심이 많은 한국차 소비자들 때문이다. 이른바 짝퉁보이차의 망령이, 불분명한 출처의 보이차 망령이 한국차 산업을 침체로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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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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