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다화연구가 스키 켄타로우가 갤러리 오무향 정원에 있는 재료로 꽃을 완성했다.
일본다화연구가 스키 켄타로우가 갤러리 오무향 정원에 있는 재료로 꽃을 완성했다.

한 여름 장마가 몸살감기처럼 찾아오는 계절, 모 심기한 논에서 벼가 힘차게 자라고 있습니다. 매미울음 소리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계절에 서 있습니다. 차와 향 전문갤러리 오무향에서는 긴 여행을 하는 느낌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기획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도자기작가, 다화전문가, 명상음악가 3명의 콜라보로 열린 ‘일본작가 3인전’으로 명명된 이번 전시는 여러가지 이유로 좀 늦어 졌지만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유래한 건반악기 클라비코드 연주자인 우치다 아키라씨가 명상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유럽에서 유래한 건반악기 클라비코드 연주자인 우치다 아키라씨가 명상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서 차 생활에서 다화와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화기花器에 갤러리 오무향 정원에서 자라는 꽃과 식물을 채취하여 절제미를 자연스레 옮겨 담았습니다. 죽은 가지에 생명을 불어넣고, 섬세한 표정까지를 담아내는 작가의 꽃에 대한 이해력과 애정에 감탄과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 왔습니다.

일본작가 3인전에 참여한 도예가 시미즈 요시유키.
일본작가 3인전에 참여한 도예가 시미즈 요시유키.

다화와 명상음악 그리고 도자기의 3중주가 콜라보된 1시간 가량의 퍼포먼스는 묵언으로 진행됐습니다. 다화를 꽃은 후 다화를 감상할 건반악기 클라비코드의 연주는 힐링의 시간으로 충분 했습니다. 도자기, 다화, 명상음악은 절묘한 앙상블로 전국에서 전시를 위해 찾아온 차인들의 마음을 힐링 시켜 주었습니다.

일본다화연구가인 스기 켄타로우가 즉석에서 꽃을 꽃고있다.
일본다화연구가인 스기 켄타로우가 즉석에서 꽃을 꽃고있다.

우리시대의 핫 이슈인 ‘갈등’ 이라는 단어가 칡과 등나무에서 만들어졌다 하지요. 등나무 잎을 사용해서 멋지게 완성하는 다화에서나무의 특성 마져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모습이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었지요.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의 위대한 힘을 확인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삼라만상이 하루 하루 살이찌고 있는 계절입니다. 들판에 널려있는 들꽃 한 묶음 아무그릇에나 소담스레 담아놓고, 냉침한 시원한 한 잔의 차로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보세요. 그곳에 우리의 영혼을 흩트리는 갈등보다는 평화와 사랑이 깃들어갈 것입니다.

                                발행인 남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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