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덖은 차와 아홉번 덖은 차 겨뤄 보자

박동춘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사)백운명차문화원 이사장 법진l승인2018.05.0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난 5월 5일 중앙일보 중앙선데이에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이사장의 한국 녹차 제다법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박동춘 이사장은 이날 인텨뷰에서 “일반에 보급된 제다 방법이나 탕법(우리는 방법)에 문제가 많다. 특히 구증구포(九蒸九曝: 아홉 번씩 찌고 말림)가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차는 솥에 들어가는 횟수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나는 덖음-비비기-말리기 과정을 각각 한 번에 끝낸다. 더 나은 차가 있다면 현품을 내놓고 공개적으로 비교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운명차문화원 법진스님이 본지에 글을 보내왔다. 전문을 싣는다. 이에 대한 다양한 반론도 환영한다. <편집자주>

차 만드는 일이 남보다 일등 하고 싶어서 차를 덖고 마시는지요.? 그대가 덖음차를 하루 저녁에 100kg를 봄 한 철에 1톤( 1000kg)을 10년을 넘게 덖어 본 경험이 있는지 묻고 싶소. 제발 자신의 차이야기만 하지 타인의 방법이 틀렸다고 말 하지 마시오. 차 덖는 다른 사람들도 안해 본짓이 없겠소?

몇 해 전 차 덖는 철에 차 맛에 해박한 어느 노스님이 오셨다. 나는 차를 덖는 10년이 지나도록 <다신전>이나 <동다송>을 읽어 본적이 없었다. 후에 책을 읽어보니 내가 십년 넘도록 시행착오를 겪고 얻어진 실전적 경험이 <다신전>에 다 적혀 있었다. 허나 초의스님의 기록과 내가 경험한 경험중에 서로 맞지 않는 대목이 두군데 정도 있었다. 서로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이 달라서 표현도 다른 것이라고 이해를 했다. 불과 솥이 다른 대목 이었다. 가스와 솔가지, 그리고 솥 두께에 관한 대목이다. 나는 그 외에도 초의스님과 견해가 다른 대목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노스님께 말씀 드렸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노스님께서는 “그래 법진 수좌 말이 맞다. 초의라고 다 알고 맞다고는 할 수 없지 않는가 ”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우월하다거나 부족 하다거나가 아니다. 서로 터득 한 견해가 다른 것이다. 오늘 아침 기사의 내용을 보면서 그동안 나름 지면을 보고 공감했던 박동춘 소장의 차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자신의 방법만 옳다고 한다면 다른 수 많은 사람의 방법이 엉터리라는 뜻인가, 일면식도 없었던 박 선생의 차에 대한 그동안의 이야기는 오늘 읽은 기사 내용과 분명 다른 점이 많았다. 그래서 그동안 박 선생이 차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고 부추켜 세웠는데 ‘ 멍석이 냄새가 난다는 대목~~ ’ 20년 넘도록 멍석만 이용한 내 차가 단 한 번도 잡 냄새( 지푸라기) 냄새가 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차 덖는 일이 어렵고 힘든 일이기는 하나 초의스님의 대를 이었다는 대목에서도 나는 한국의 차 문화에 대해 쓴 소리를 하고 싶다.( 어쩌면 이 이야기를 박동춘씨가 아니었으면 내가 조용하게 있었을지 모른다.) 시골 동네 할머니들도 차 잘 만드는 사람도 많다. 다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자신의 차 이야기만 하면 된다. 타인의 방법이 옳거니 틀리거니 왈가왈부를 공개적인 지면을 빌려서 한다는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하수들의 표현이 아닐까.

진정한 고수들은 말이 없다. 그저 좋은 재료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더 했을 때 최고의 차맛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홉번을 덖든 한번을 덖든 자신들만의 방법이 있다. 초의 맥을 이어 받았다는 사람이 악양에도 있고 지리산 어디에도 몇몇 사람이 더 있다. 초의스님의 거룩한 차 정신을 후대 사람들이 이기적 마음으로 자신만이 전통 방법이라고 그만 우려 먹었으면 한다. 하늘의 이치를 누가 따로 허락 하고 허락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얼마전 악양골 토굴에서 차밭 일구며 수 십 년간 수행하는 스님과 통화를 주고 받았다. 우리 두 사람다 같은 처지이기 때문에 서로 위로 하며 지낸다. 하지만 각자의 차 세계는 일체 넘나들지 않고 인정 해준다. 다만 땀 흘리는것에 대하여 위로 해주고 격려 해 줄 뿐이다. 얼마나 일을 많이 했던지 손가락 마디가 대뿌리 같이 억세졌다. 박동춘씨가 기사에 쓴 글 중에 멍석을 이용하면 지푸라기 냄새가 난다는 등등의 이야기는 터무니 없는 증언이다. 또한 내가 보기에 돗자리에서 유념을 한다면 돗자리에는 돗자리 냄새가 날까? 틀린 말이다 . 차는 자고로 스스로 물기에 젖은 상태로는 잡 냄새를 흡수하지 않는다. 물론 억지로 가향을 하면 모를까. 차를 완전 건조 시킨 상태로 멍석에 유념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또 차를 판매를 하지 않고 독지가나 후원하는 사람과 나눈다는 대목이다. 왜 이런 이야기가 기사로 나와야 하는지? 우리 스님들은 판매도 하지만 차를 진심으로 좋아하나 구매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후원을 안 해도 그냥 주기도 한다. 판매 하는 것과 후원금을 받는 것과 뭐가 다를까. 제발 어설픈 지식자들아 함부로 말 하지 말라. 현장에서 사시사철 땀 흘리며 밤 잠 설치며 생계로 차를 만들어 판매하는 농민들을 단 한번 이라도 생각 해 보았느냐. 지식 짧아 못하는 줄 아시오. 글이 짧아 못하는 줄 아시오. 다들 자신의 삶에 충실 할 뿐 인 것이 그것이 최고의 덕목인 줄 알기에 묵묵히 나름 사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마시길....

기록의 메뉴얼 대로 배우고 익힌 사람은 수많은 실험으로 배우고 익힌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우리나라 발효차가 미생물이 있니 없니 하면서 시시비비를 밝히려는 어느 보이차 판매하는 사람의 글에 반박한 일이 있었다. 내 것만 옳으면 세상에 나만 존재해야 한다. 세상 이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름 각자의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밤 하늘에는 갖가지 형태의 별이 있고, 땅에는 갖가지 방법으로 차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차를 잘 익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찻잎을 솥에 익혀 유념하는 향기와 햇볕에 익혀 유념하는 향기는 완전 다르다. 이렇듯 방법론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자신의 방법이 옳고 다른 사람들 방법이 틀렸다는 말은 잘 못 된 표현이다. 차는 지식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고 그냥 묵묵히 마시는 것이다. 또한 차에 대하여 알고 싶은 사람은 책이나 글에서 차를 지식으로 접하지 말고 일단 이런 저런 차를 많이 마셔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에게 맞는 차가 분명이 있기 때문이다.

ps; 유념이란? 찻잎을 익혀 찻잎을 비벼대는 작업이다. 덖어 내는 기술 만큼 중요하다. 유념은 비벼대는 강도의 차이로 맛이 엇갈린다. 지나치거나 덜 비벼도 맛을 잃는다. 허나 나의경험으로는 돗자리는 유념의 강도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왜냐? 골이 고운 대바구니에 유념을 해보니 얻고 싶은 만큼의 유념이 불가능했다.

오늘 아침 내가 좋아하는 시 한편으로 대신한다.

‘연탄재’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

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 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나는 누구에게 진실로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사)백운명차문화원 이사장 법진  teac2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종로구 계동길 103- 4번지 3층  |  대표전화 : 070-7761-7208  |  팩스 : 0505-115-7208
등록번호 : 서울, 아03665  |  등록일 : 2015.3.30  |  발행인 : 남정숙  |  편집인 : 남정숙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이상균
Copyright © 2018 뉴스 차와문화.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