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산이 먼저 깊어가고 강이 깊어가고 차인의 마음이 깊어간다. 작가의 작업실은 비슬산 자락에 있다. 새벽 안개 비슬산, 노을이 지는 비슬산 그리고 철 마다 옷을 갈아입는 비슬산의 경이로운 모습이 내 작업에 깊은 영감을 준다. 그런점에서 비슬산은 내 작품의 산실이기도 하다. 이 다완茶碗은 비슬산의 경이로운 운무가 산을 휘감으면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담아낸 것이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붓 터치로 녹색과 청색의 유약으로 표현해낸 명작중 하나이다. 이 다완에 말차를 음미하며 음용하면 작가의 에너지 넘치는 기운과 비슬산의 정기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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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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