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수 해는 창업에 ‘올인’하고 홀수 해는 맘껏 여행을 즐기는 ‘욜로(YOLO,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인생을 소개한다. 유년 시절 선택의 여지없이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애어른’이 되어야 했고, 죽도록 기를 쓰며 20대를 버티고 살아냈으며, 주 90시간을 일하고 연간 9일을 쉬며 30대를 지나온 인물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20년 가까이 자의가 아닌 열악한 여건에 떠밀려 ‘투잡’을 하며 ‘1년 2모작’ 인생을 살았다. 대학원을 다니며 IT기업을 창업했고, 교육기업을 경영하면서 학원강사 일을 병행했다. 밤샘, 쪽잠은 기본이고 밥 때와 가정생활을 놓쳐가며 앞만 보고 내달리는 동안, 건강을 잃었고 영혼이 탈탈 털리는 느낌에 시달렸다. 애쓰고 노력한 만큼 외적으로는 차곡차곡 성과가 쌓여갔으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갔다.

마흔 살이던 2012년 그는 ‘짝수 해는 창업하고 홀수 해는 여행(짝창홀려)’하겠노라 스스로 다짐한다. 경작할수록 황폐해질 수밖에 없는 1년 2모작 인생을 마감하고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2년 1모작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후 5년간 50개국을 여행했고 거기서 얻은 에너지를 동력 삼아 한층 더 열정적으로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그는 적당한 속도의 행복감을 느끼며 지금에 충실한 ‘욜로’ 인생을 누리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5년 동안 50개국을 여행하며 촬영한 2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그가 걸어온, 그가 걸어갈 인생과 사업 이야기를 가감 없이 쏟아낸다.

이 책의 저자 김범은 카이스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무인자동차 개발을 꿈꾸던 공학도였다. 그러나 ‘갑질’이 횡행하는 산업 생태계에 기가 질려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교육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2004년 파인만학원을 설립해 13여 년 만에 연매출 6억에서 300억으로 성장시켰다. 물론 쉽게 이룬 성과는 아니다. 학원 창업 후 처음 3년간은 성장을 거듭하며 꽤 잘나갔지만 이후 3년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건강이 악화되었고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을 돌아보며 ‘권한위임 경영’에 대한 소신을 굳혔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의 경영철학을 세웠고 ‘경영 방정식’이라 할 만한 학원경영 노하우도 쌓였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경영 방정식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털어놓는다. 학원경영에 국한되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두루 통용될 만한 경영 노하우다. 그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상생을 꿈꾸며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고 더불어 성공하려는 지금 자신의 모습에 충분히 만족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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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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