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열중하거나 다짐을 할 때, 그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곤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공부해왔고, 일해왔고,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자주 아프고 고단합니다. 모처럼 쉬기 위해 손에 힘을 빼려 해도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휴식도 연습입니다. 하던 일을 단순히 멈춘다고 해서,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이 저절로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일상의 마음가짐, 매일 먹는 음식, 호흡하는 방법을 비롯한 생활습관 하나하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당신이 ‘진짜 휴식’을 너무 오래 잊고 살았다면, 다시 배우고 연습할 기회가 필요할 뿐입니다.

작은 섬마을의 한의사인 저자는 동양철학에서 강조해온 자연 중심적 가치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발달한 한의학이 끊임없이 달리기만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잠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준다고 말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몰랐던 당신에게 이 책은 ‘가만히 힘을 빼는 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그리고 가벼워진 두 손에 ‘휴식’이라는 선물을 쥐여줄 것입니다.

한 시대에 많은 사람이 앓는 병은 그 시대가 가진 분위기나 사회구조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과로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무기력을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이 대표적입니다. 산업을 뜻하는 영어단어 ‘industry’가 근면성을 함께 의미하는 데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산업사회가 끊임없이 근면하도록 요구하는 속성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장과 발전이 우선시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는 가치에 주목해 균형을 되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휴식 수업》은 자연과 조화하며 생명의 기본원리를 되새기는 동양적 가치관에 무게를 싣습니다.

서구 중심 사회에서 한의학은 자칫 비과학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이라고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런 편견을 차근차근 벗겨내며, 동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고전의학서인 《황제내경》의 첫머리에서 ‘진짜 휴식’의 지혜를 발견합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욕심을 비워냄으로써, 문자 그대로 ‘생명을 기른다’는 뜻의 ‘양생(養生)’입니다. 끝없는 경쟁과 불안을 조장하는 사회, 그 속에서 무심코 스스로를 착취하는 현대인들에게 양생이 강조하는 조화와 균형이야말로 꼭 필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도서출판 웨일북 값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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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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