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이 쇠퇴한 조선의 차문화를 부흥시킨 다산 정약용과 초의선사의 맥을 이어온 이한영 선생이 만든 국내 최초 시판차인 백운옥판차 복원에 나섰다. 백운옥판차는 성전면 월하리‘백운동 옥판봉에서 딴 찻잎으로 만든 차’라는 의미로 우리나라 최초의 차 브랜드이다. 일본산 차가 범람하던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유통돼 우리 차의 정체성을 지켜낸 차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정약용이 강진에서 유배시절을 보낼 때 막내제자였던 이시헌은 이한영의 2대 선조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다산의 제다법이 이한영에게 전해져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전통 차의 맥을 이었다.

백운옥판차 복원에 나선 성전면 월남리 이현정씨는 이한영 선생의 고손녀로 목포대 국제차문화과학과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동대학 전통문화산업화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먼저 등록해 사용하지 못했던 백운옥판차, 금릉월산차, 월산차상표권을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되찾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는 상표권을 이현정씨가 취득해 백운옥판차 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현정씨는“군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백운옥판차 복원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며 “이 기회를 통해 강진 차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역사적 배경을 지닌 한국의 대표차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진군도 백운옥판차 복원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업의 타당성과 상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지난 1회 추경 때 예산을 확보해 이현정씨에게 사업비를 지원했다. 현재 이한영 생가 근방인 월남마을 일대에 1천400평가량의 면적에 녹차 식재를 완료해 복원을 위한 순조로운 첫걸음을 내딛었다. 강진원 군수는“강진 차의 전통과 명맥을 잇기 위해 애쓰는 이한영 선생 후손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백운옥판차 재배 및 제다 기술 보급으로 관내 녹차산업 활성화 및 소득증대 도모를 기대하며, 향후 군에서는 유통과 판매에 적극 지원해 차 산업 발전과 차의 본 고장으로써의 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지난 2011년 사업비 9억여 원을 들여 이한영 생가(본채, 사랑채, 초가정각, 다향산방)를 복원했다. 현재 이한영 선생의 증손인 이효명씨 부부가 위탁·운영 하고 있다. 백운동정원, 무위사, 월남사지 등의 유적지와 함께 강진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서 탈바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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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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