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8일~11일 사이 코엑스에서 개최된 ‘티월드페스티벌 국제 차문화대전’에 보이차를 홍보하기 위해 참가했었습니다. 제가 있는 부스를 찾아온 많은 분들 중엔 <보이차에 꼴리다>를 이미 읽은 애독자들로서 저자를 직접 만나보고 싶어 일부러 찾아오거나 혹 저자의 서명을 받기 위해 책을 들고 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이차를 시음하다 보이차에 대한 저의 지론을 전해 듣고 즉석에서 책을 구입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유형의 이런 분들이 공통적으로 흥미를 보이는 부분이 제목 속의 ‘꼴리다’라는 어휘입니다. 사실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제목을 둘러싼 많은 일화들이 있었지만 한 가지만 소개해 볼까 합니다.

"끝까지 꼴릴랍니다."  제가 직접 쓴  책의 제자題字를 넘겨받고 자리에서 일어서던 출판사 대표가 제게 마지막으로 한 차례 더 확인을 합니다." 제목은 이걸로 밀고 나가시겠습니까?"이후 편집회의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꼴리다"라는 제목에 대해 실무자들의 이의 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책의 출판 이후 제목의 어감에 대해 문자 등으로 의견을 전해 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저자로서 굳이 내키진 않지만 본문 410페이지의 내용에 덧붙여 "꼴리다"라는 어휘의 의미에 대한 제 생각을 보여드릴까 합니다.  

하나,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자왈 오십유오이지우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는 우뚝 섰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었고, 쉰 살에는 천명天命을 알았고, 예순 살에는 귀가 순順해졌으며, 일흔 살에는 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공자가 자신의 학문과 수양 과정을 밝힌 것인데, 이 중에서 칠십에 이르러 도달한 경지인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마음이 원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法度에 어긋남이 없다'는 구절에 대해 잠시 말씀 나눠볼까 합니다. 어떤 생각이나 말과 행동을 해도 전혀 법도에서 어긋남이 없다는 것으로, 평생을 학문에 정진해온 공자가 나이 칠십에 이르러 비로소 천리天理와 인욕人欲이 혼융일체가 되는 경지인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니 논어 위정편의 이 구절들은, 달리 말하면 유가에서 학문과 수양을 통해 도달코자 했던 궁극적인 경지인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마음이 원하는바‘가 곧 ’꼴리는 대로‘인 것입니다. 정해진 형식이나 짜인 각본의 틀을 뛰어넘어 법도에 합일할 수 있는 최고의 생각과 행동인 것입니다.

둘,

천의무봉天衣無縫! 천사의 옷엔 바느질 자국이 없다. 흔히 자연스러운 문장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이지요. 천사의 옷에 바느질 자국이 없는 것처럼 최고의 도道에는 형식이라는 흔적이 불필요한 것이니 형식에 얽매이는 것은 초보 입문자들이 추구하는 단계요, 형식을 뛰어넘어 도를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게 본질에 합일하는 최고의 경지를 이름이니 얽매임이 없고 흔적을 남기지 않는 ‘무형식의 형식’이 곧 ‘꼴리는 대로’인 것입니다.

셋,

"끌리다"라는 단어는 대상에 의해 관심이 유발되는 피동의 의미를 갖지만 "꼴리다"는 선택 주체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의지와 결정권이 전제된, 한 차원 높은 정신세계의 반영인 것입니다.유권자가 정치의 질을 결정하듯  맑은 차를 마실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저 자신의 강한 의지와 더불어 차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수처작주 隨處作主의  소명의식을 제고하고자 하는 강한 메세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꼴릴랍니다."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김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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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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