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다화』를 펴낸 김태연 원장은 우리나라 현대 차인茶人 1세대이자 꽃꽂이 전문가이다. 차 문화가 거의 사라졌던 70년대부터 일찌감치 차인으로 활동했고, 차인으로 활동하기 이전부터 꽃꽂이 전문가로 더 먼저 알려졌다. 이처럼 꽃과 차를 동시에 공부하고 수십 년 동안 이들과 가까이 지내온 이력이 있기에 이 책 『사계절 다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차 전문가나 꽃꽂이 전문가는 많아도 이 둘을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는 아직도 매우 드문 형편이어서 차와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책이다. 『사계절 다화』에는 저자가 수십 년 동안 공부하고 가르친 이론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이런 이론을 바탕으로 창조된 아름다운 다화와 찻자리의 구체적인 사례들이 화려한 사진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사계절 다화』는 제목 그대로 각 계절별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제철 꽃들을 소재로 한 다화의 실제 사례들을 보여준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차의 종류나 찻자리의 종류에 따라 어떤 다화가 좋을지 쉽게 배울 수 있다. 각 계절별로 30여 가지씩, 총 127가지의 생생한 다화 사진들이 제시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찻자리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저절로 달콤한 차 한 잔이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다.

 

차 문화의 한류韓流를 일으킬 책

우리의 이웃나라 중국은 차의 종주국이다. 차의 종류나 다구茶具, 역사 등에서 중국과 겨룰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하지만 중국은 차 자체의 맛과 향에만 관심이 경도되어 다화茶花의 경우에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야 찻자리의 멋과 품격을 높여주는 다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론적 체계와 구체적인 모범 사례들이 마련되지 않았다. 반면에 우리의 또 다른 이웃나라 일본은 다도와 더불어 다화茶花 문화를 크게 발전시켰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지나치게 과거와 전통에 경도됨으로써 현대 생활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다화의 세계와는 멀어지게 되었다. 독특한 일본의 다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의 눈에 일본식 다화는 아름답고 고상하기보다는 그저 특이하게 보이기 십상이다. 다화가 거의 없는 중국, 있기는 하나 너무 독특해진 일본, 그 중간에 우리나라의 다화가 있다. 아름답고 고상하면서도 동양 전통의 미의식을 담아낸 우리의 다화야말로 중국은 물론 세계인에게 자랑할 수 있는 문화가 아닐 수 없다. 다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는 현실은 새로운 차 문화의 한류韓流를 예상케 만들고 있으며, 이 책 『사계절 다화』가 그 첫걸음을 내디디게 될 것이다. 이에 중국에서의 보급을 위해 『사계절 다화』는 우리말과 더불어 처음부터 중국어를 함께 병기하여 편집했다.

 

김태연 지음 | 이른아침 |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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