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선차의 본질을 찾고 체험하는 제3회 다솔사 선차축제가 열린다. 다솔사 선차축제 추진위원회는 오는 5월 9일과 10일 양일간에 걸쳐 진주 다솔사에서 세 번째 선차축제를 개최한다.

첫째날인 9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차인들의 차회시연과 차 마시기 행사가 열리고, 둘째날인 10일에는 선차학술세미나가 열린다. 다솔사선차축제의 핵심인 '네 가지의 선차체험'은 봉일암, 반야당, 숲속명상길, 불이암 등에서 양일간 열린다. 봉일암의 무설설반야선차無說說般若禪茶, 반야당의 무심거배행선차無心擧杯行禪茶, 숲속 명상길의 산하대지경행선차山河大地經行禪茶, 불이암의 동정불이태극선차動靜不二太極禪茶는 앉고, 걷고, 호흡하고, 마시고, 음미하는 모든 행위가 선이며 명상임을 깨닫게 한다. 네 가지 선차체험을 모두 묵언으로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한다. 체험희망자는 현장에서 참가신청 후 수행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안내교육을 받고 동참할 수 있다. 네 가지 선차체험을 모두 체험한 사람은 선차라고 쓰여진 족자를 받을 수 있다.

선차축제 추진위원장이자 다솔사 주지인 동초스님은 이번 축제에 대해 "오늘날 선차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찰 차축제의 지향점은 어디인가. 선문차도禪門茶道의 정로正路는 어디에 있는가를 제시하는 축제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다솔사 선차체험의 네 가지 방식과 특성

1. 무설설반야선차無說說般若禪茶 - 봉일암鳳逸庵

선방의 끽다거禪房喫茶去 - 선실 묵언 차 체험禪室黙言茶體驗

선정禪定의 원어인 다야나dhyāna는 조용하게 사유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선禪은 말없는 가운데 존재에 대한 본질적 의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군더더기 없는 해답을 찾아가는 문門이며 길路이다. '무설설반야선차'는 고요한 사유가 이루어지는 '선방의 생활'과 선을 오롯하게 체득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차 마시기'를 체험하는 선차법이다. 차(방편)를 통하여 육체의 혼란을 진정시키고, 사유(선정)를 통하여 본래의 자기를 자각하는 선사禪寺에서의 수행법을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최상승의 선은 일체 모든 이가 본래 청정하며, 어디에도 번뇌가 없고, 오염되지 않은 지혜로운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무설설반야선차는 일상의 생활에서 차를 마시며 최상승의 선을 이룰 수 있는 선사선방禪寺禪房의 차를 체험하는 자리이다. 선정에 듦과 차를 마시는 모든 행위가 입승 스님의 죽비에 맞춰 말없는 가운데 진행된다.

2. 무심거배행선차無心擧杯行禪茶 - 반야당般若堂

도량의 일심차道場一心茶 - 찻잔 집중 행선차 체험茶杯執中行禪茶體驗

다선일미茶禪一味는 차 마시는 일상의 생활에서 참나眞我와 대면하는 것을 말함이다.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어느 것에도 걸림 없이 무심히 생활한다면 그게 바로 선이다. 한 잔 차를 들고 고요히 자신의 내면을 응시한다면 그게 바로 차로써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미의 순간이다. 장삼이사초동급부張三李四樵童汲婦 할 것 없이 누구나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차와 선이 둘이 아님을 자각할 수 있는 체험이 바로 '무심거배행선차'이다. 두 손에 감싼 찻잔을 보며 들끓는 번뇌를 털어버리고, 차를 한 모금 그윽이 마시며 치고 오르는 망상을 끊어버린다면 다선일미가 이미 된 것이다. 청정무구淸淨無垢한 자성의 세계를 반야당의 '무심거배행선차'에서 찾을 수 있다.

3. 산하대지경행선차山河大地經行禪茶 - 숲속 명상길

산림의 명상차山林瞑想茶 - 숲속 걷기 명상차 체험山林動禪茶體驗

'산하대지경행선차'는 맑고 깨끗한 숲속 길에서 걷기와 차 마시기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이 잡생각으로 사방팔방 흩어지지 않고 명징하게 깨어있음을 자각하기 위한 선차법이다. 움직이고動, 멈추고止, 마시고喫, 느끼고識, 관찰하고觀, 깨닫는覺 과정을 숲속에서의 걷기와 차 마시기로 체험하는 것이다. 가만히 내딛는 발걸음에 집중하고 대지를 밟는 발바닥의 감촉을 고요히 느끼다 보면 매순간 깨어있음을 알게 된다. 숲속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느끼며 차 한 모금을 침묵 속에 마시다 보면 자연과 자신이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산하대지경행선차'는 고요한 관찰을 통하여 슬픔과 비탄의 감정은 극복하고 소소한 기쁨과 마음의 평화를 채우는 동선차 체험법動禪茶體驗法이다.

4. 동정불이태극선차動靜不二太極禪茶 - 불이암不二庵

산중의 권선차山中拳禪茶 - 태극권 수행 차 체험太極拳修練茶體驗

'동정불이선차'는 우리의 일상 동작인 일거수일투족一擧手 一投足이 모두 묘용妙用이며 도와 직결되지 아니함이 없다는 도리를 체험하는 권선차법拳禪茶法이다. 태극권太極拳은 고요한 움직임 속에서 멈춤의 도리를 보이는 것이고, 차茶는 고적한 멈춤 속에서 태산 같은 움직임을 깨닫는 것이다. 차와 태극권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은 동動이 정靜이고 정靜이 동動인 불이不二의 세계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상 행위와 동작을 지각하든 부지불식하든, 그 안에는 도道의 본질이 충만해 있다. 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움직이는 태극권과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위를 통해서도 비일비재역불이非一非二亦不異(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며 그렇다고 다르지도 않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동정불이선차動靜不二禪茶이다.

문의 | 다솔사 종무소 055-853-0283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