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는 사극 속에서 반복되는 군사사와 무예사 오류를 지적한 책이다. 고증 오류를 지적하고 실제 있었을 모습과 상황을 제안하며, 사극의 고증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다. 활과 환도, 당파처럼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만큼 잘못 그려지고 있는 무기류부터 갑옷과 투구의 모습과 착용법, 전투마와 마구, 전술과 지휘 체계, 조선 군사들의 훈련 모습과 전투 시 움직임까지 무예사와 군사사에 관련해 폭넓게 고증했다.사극 속 개선 장면의 핵심은 화려함이다. 수많은 인파 사이로 당당하게 전쟁에 사용한 무기를 앞세워 걷는 장면에서는 배경음악까지 위풍당당하다. 그러나 이런 장면은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었다. 전투에서 승리한 장수는 무장해제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이는 혹시 모를 반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는 부하들은 물론이고 군중에게 영웅으로 대접받기에 국가를 대표할 만한 인물로 추앙받기 쉬웠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와 군사들은 일단 도성 10리 밖에 임시 군영을 설치하고, 완전하게 무장을 해제한 후 소수의 인원만 데리고 왕에게 인사하게 되어있었다. 그다음 도성 방위군과 함께 도성으로 진입했다. 이때도 역시 중무장이 아니라 경무장의 형태로 움직였다. 단순히 역사서와 그림 등 사료를 보고 복원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말을 타고 활을 쏘면서 현실적으로 고증해낸 결과다. 이를 통해 당대 무예사나 군사사 고증의 현실적 이유와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최형국 지음. 인물과 사상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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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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