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명차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 반대다. 한국에는 너무도 많은 명차와 차 명인이 있다. 한국의 수제덖음차 제다에서 세계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차 맛 역시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명차는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차가 없음으로 인해서 한국 차는 여전히 세계변방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코 좋은 차가 없어서가 아니다. 한국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명차를 뽑기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차계에는 지금 여러 곳에서 명차를 선정하기 위한 품평대회를 열고 있다. 그 횟수도 벌써 20여년이 흘러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명차를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품평대회를 통해 선정된 명차가 차를 실제로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명차라는 공감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차 전문가 중심의 품평대회의 한계를 그대로 노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위한 새로운 품평대회가 열렸다. 바로 하동차생산자협의회가 하동야생차문화축제기간에 개최한 올해의 좋은 차 품평회다. 먼저 차 출품방식의 변화를 꾀했다. 기존에 생산자가 출품한 차를 심사했지만 이번에는 하동야생차문화축제에 참여한 업체들의 차를 직접 구매했다. 이같은 방식은 이른바 품평대회를 위한 차 제다를 원천적으로 막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차 출품에 있어서 이른바 ‘품평대회용 차’와 ‘시판용 차’가 다르다는데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었다. 두 번째는 차 품평전문가와 소비자의 평가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먼저 차품평전문가들이 최종제품을 선발한 뒤 소비자들의 시음평가를 통해 최종순위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최고상이 이름역시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차’로 정했다. 하동차품평대회는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생산자 전문가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품평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첫 걸음은 어떤 일이든 어렵다. 하동차생산자협의회의 노력은 한국명차 탄생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국차품평계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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