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문화의 성지인 진주에서 한국차문화운동 50주년과 차의날 제정선언 35주년을 맞아 ‘맑고 깊은 향기 온 누리에’라는 주제로 ‘2016 진주차문화축제’가 진주연합차인회(회장 정헌식)주최로 진주시 진주성 일원에서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첫째날인 21일에는 촉석루 누대에서 개회의식이 열린다. 제1부 개회의식에서는 순의단 및 논개사당 한중일 차인 합동 분향헌차, 원로차인 공적소개 및 진주시장 감사패와 공로패 수여,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국립진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리는 2부행사에서는 한국차문화의 얼과 길이라는 주제로 학술발표회가 열린다. 이날 학술발표회에서는 이호신 화백이 ‘지리산문화와 생활산수’, 한국차문화역사관 정헌식 대표가 ‘진주차풍과 한국차의 전통’, 진주교육대학교 정보주 교수의 ‘차의 인문학’등이 발표된다. 이밖에 이날 열리는 주요행사는 차의 행법 경연, 시와 산문 겨루기, 활동사진 촬영대회, 차실탐방등 다채로운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22일에는 청계서원과 촉석루에서 차문화와 차의 행법 발표 및 토의가 이루어진다. 첫 번째로 열리는 ‘차문화와 차인의 길 발표’에서는 은천고도자연구재단 김성태 이사장의 ‘도자기문화의 변천과 차인의 길’, 강진 백련사 회주 여연스님의 ‘효당의 차풍과 한국차문화의 변화’, 조태연가 조윤석씨의 ‘한국차 세계화 모색’등이 발표된다. 차의 행법 비교발표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등에서 참여한 차인들이 발표회를 갖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 채택이다. 총 5대원칙으로 이루어진 진주선언의 제1 원칙은 차인의 모두가 관계로서 존재한다는 인식전환을 요구한다. 제2원칙은 차의 예술분야는 차도구를 포함한 무형유형의 형태에 신성한 비례가 있다는 조형의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제3원칙은 자연영역으로서 차는 제대로 관리되고 만들어져 유통되어야 하며, 자연은 인간과 공존하는 토대이고 생명의 역사가 된다는 점을 이해한다. 제4원칙은 인간과 예술 그리고 자연, 세 영역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여 하나가 되며, 이 미학은 차의 간맞음과 다르지 않다. 이는 부분과 전체를 통찰하고 우주적 깨달음에 이르게 하여 개인과 가정을 풍요롭게 한다. 제 5원칙은 차생활은 개인에게 휴식을 주고 각성을 일으켜 무한성을 동경하며 알뜰한 살림살이를 영위하고 대사회성을 자각하는 힘이 된다. 이렇게 하여 사회가 차의 말고 담백한 성정을 닮아가며 세계의식을 가진 풍격 있는 건강한 나라로 나아가는데 이바지 한다등을 선언한다.

진주차문화축제 정헌식 대회장은 “차문화 운동 5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진주차문화축제는 계사순의단과 논개 사당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중.일 차인들의 헌향. 헌차로 시작될 것입니다. 이는 동양 삼국 차문화 운동이 개인적 심신수양과 대 사회적 평화공존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진주를 비롯한 전국의 차인들과 중국과 일본의 차인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교육계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펼칠 진주차문화축제는 차인들의 축제 마당을 넘어 새로운 차문화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 전문

한국 차문화운동이 진주에서 시작되었다. 1966년 12월에 다솔사 효당 최범술 스님이 구술한 차 정신은 1967년 1월 <한국차생활사>로 인쇄 배포됨으로써 비로서 차가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이를 토대로 진주차인들은 현 진주차인회 전신인 ‘진주차례회’라는 공식적인 차회단체를 전국 최초로 조직하였다. 여기에 대아고등학교 아인 박종한 선생의 조형의식과 경상대학교 차농 김재생 교수의 차나무 연구가 더해져 체계를 갖춘 전국적인 차생활운동이 전개되었다. 차생활운동은 홍익인간, 차도무문의 인문정신, 차예술, 그리고 지리산 차와 함께하는 멋생활을 권하며, 술 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차를 마시며 건강하고 알뜰한 살림살이하는 사회가 되기를 강조하였다.

진주의 차문화운동은 1977년 1월 다솔사에서 ‘한국차도회’로 확장되었고,다시 새로운 면모를 받아들여 지역을 넘어 박동선씨와 명원 김미희 여사외 여러 차인들의 참여로 1979년 서울에서 한국차인연합회 창립이 바탕이 되었다. 한국차인연합회가 결성되자 곧 차문화사업 실현에 나서, 먼저 해남차인회와 함께 1980년에 대흥사 일지암을 재건하였다. 진주차인회의 주관으로 1981년 5월 25일 진주성 촉석루에서 아인선생과 더불어 ‘차의날’ 제정을 선포하였다. 이어 지리산 쌍계사 입구에 신라 흥덕왕 시대 차 시배를 기념하여 대렴공 추원비를 건립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차인회 활동은 더욱 발전 확대되어 다시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휴식과 각성의 차를 쉽게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매년 5월 25일은 전국 차회단체가 차회를 열어 이를 기념하고 수많은 시민들과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한다. 사찰에 한정되어 머물던 차는 오늘에 와서야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올해 2016년은 현대 차문화운동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차의날’제정선언 35주년이 되는 해이다. 2014년 12월에는 국회에서 ‘차문화산업진흥법’이 발효되어 국가적 규모의 차문화운동과 차 산업 실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제 ‘차의날 제정선언문’의 정신을 이어 새로운 시대적 요청에 응해야 할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차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초기의 외향적 확산이라는 성과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제는 차인들과 더불어 시민들의 내면, 정신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차의 인문정신을 요청하고 있다. 인문은 사람의 무늬다. 사람의 무늬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살고 있으며, 살아 갈 것인가’의 흔적이다. 그리하여 인문학은 인간의 삶을 고민한다. 차문화는 인간과 예술, 그리고 자연의 관계속에 있다. 삶을 고민한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예술, 인간과 자연의 관계설정을 어찌 할 것인가의 고민과 크게 멀지 않다. 바로 여기에서 차의 인문학적 가치가 드러난다. 새로운 차문화의 질적승화는 우리의 찻잔에 차만을 담을 것이 아니라 찻잔속에 인간 삶의 본연의 질문과 시대정신의 고민도 함께 담을 때 가능하다. 이것이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의 이유이다.

차의 인문정신은 차회에 오롯이 담겨 있다. 차인의 차회를 열어 간맞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차의 세계를 보여준다. 차는 형태이면서 사유가 된다. 극소의 자극으로 무한한 자국을 남긴다. 혼자 마시는 것을 ‘신하다’하여 차회 최고의 경지로 여긴다. 차회의 기본단위가 되는 이 가장 작은 차회에도 인간- 예술- 자연 세 갈래를 아우르는 인문적 요소가 가득하여 심미성을 지향하는 인문학을 이루고 있다. 이번 진주차문화축제에서 진주차인연합회는 진주성에서 전국의 여러 차인들을 모시고 1981년 ‘차의날 제정선언’을 재확인하고 ‘차의 인문학 진주선언’을 채택하고자 한다.

제1 원칙, 차인의 모두가 관계로서 존재한다는 인식전환을 요구한다.

제2원칙, 차의 예술분야는 차도구를 포함한 무형유형의 형태에 신성한 비례가 있다는 조형의식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제3원칙, 자연영역으로서 차는 제대로 관리되고 만들어져 유통되어야 하며, 자연은 인간과 공존하는 토대이고 생명의 역사가 된다는 점을 이해한다.

제4원칙, 인간과 예술 그리고 자연, 세 영역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여 하나가 되며, 이 미학은 차의 간맞음과 다르지 않다. 이는 부분과 전체를 통찰하고 우주적 깨달음에 이르게 하여 개인과 가정을 풍요롭게 한다.

제 5원칙, 차생활은 개인에게 휴식을 주고 각성을 일으켜 무한성을 동경하며 알뜰한 살림살이를 영위하고 대사회성을 자각하는 힘이 된다. 이렇게 하여 사회가 차의 말고 담백한 성정을 닮아가며 세계의식을 가진 풍격 있는 건강한 나라로 나아가는데 이바지 한다

 

2016년 5월 21일

진주연합차인회장

진주차문화축제 대회장 정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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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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