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랍이 붑니다.

거센소리에 무서워했고, 차가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제주에 내려와 만난 바람은 저에게 시련처럼 느껴졌습니다.

 

바람이 멈춘 뒤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되었습니다.

제 안에 오랫동안 침전되어 있던 낡은 먼지가 사라진 걸 발견했을 때

쉬지않고 움직이는 바람은 생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손을 멈추지 않게 하고 작품을 탄생시키도록 했습니다.

 

오름의 풀과 나무는 광양의 바람을 견뎌야 꽃이 피게 됩니다.

오래된 돌담은 바람과 맞서지 않고 흘려보내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제주의 풍경 속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담아

숲과 가까운 작은 공간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거센 바람을 맞아야 했던 시기를

당신은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거리가 멀어 서로 볼 수 없어도

당신의 바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기도하겠습니다.

손빚요 강인순 작가는 단국대학교 대학원 도자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그동안 개인전 7회, 초대전 3회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바람꽃으로 명명된 전시일자는 3월 28일부터 4월 9일까지 이며 전시장소는 제주시 비자숲길 23 사슴공방이다. 문의 010 6535 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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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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