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화의 ‘산회散懷’ - 우리는 매일 매일 매시간 매시간 하나둘씩 마음속에 분노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그런 번뇌들이 쌓이면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병이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것을 어떻게 펼쳐낼 것인가를 고민한다.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고, 명상에 빠지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아니면 요즘 흔히 유행하는 ‘불멍’이나 ‘물멍’을 하기도 한다. 마음속 번뇌를 비워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산회散懷다.
윤영화의 ‘산회散懷’ - 우리는 매일 매일 매시간 매시간 하나둘씩 마음속에 분노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그런 번뇌들이 쌓이면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은 병이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것을 어떻게 펼쳐낼 것인가를 고민한다.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고, 명상에 빠지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아니면 요즘 흔히 유행하는 ‘불멍’이나 ‘물멍’을 하기도 한다. 마음속 번뇌를 비워내는 것 그것이 바로 산회散懷다.

연잎이 즐비한 저수지. 시원한 물줄기가 얼굴을 때린다. 소나기. 짧고 강력한 여운, 뜨거운 여름날의 청량수다. 더위에 지친 나뭇잎들이 생기를 얻는다. 비단 사람만이 더운 것은 아닐 것이다. 동물이며 식물을 포함한 자연의 모든 것 또한 그럴 것이다. 팔딱팔딱 개구리는 뛰어 올라 저수지로 뛰어 든다. 저수지의 물고기도 수면 위로 날아오른다. 신이 난 모양이다. 뜨거운 여름인데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햇살을 피하기 위한 파라솔이 소나기까지 막아준다. 아름드리 오동나무 밑. 커다란 키. 숫한 세월을 마주한 듬직한 나무다.

오동나무 잎사귀가 넓어서 조금이라도 소나기를 피할 수 있다. 이제 오동나무도 한 해 성장을 멈추는 여름이다. 여름은 나무들이 성장을 멈추는 시간이다. 생장점. 나무는 줄기의 끝눈과 곁눈에 생장점이 있다. 봄이면 생장점이 분열하여 위로 곧게 자란다. 끝눈이 어느 정도 자라면 곁눈이 분열하여 옆으로 자라는 가지가 된다. 마냥 하늘로 치솟을 수는 없다. 불안정의 요소다. 뿌리에도 생장점이 있다. 뿌리 끝, 뿌리골무로 둘러싸여서 뿌리를 땅속으로 뻗게 한다. 모든 생장점이 멈추는 시기가 한 여름이다. 생장점을 멈춘다는 것. 후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잉태의 시간, 열매를 키우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나무에게는 균형의 미, 자신을 절제하는, 자신을 아는 힘이 있다. 뿌리가 깊지 않다면 쉽게 쓰러져 버릴 것이다. 혹 자신의 힘을 과시하듯 하늘로 치솟는 다면 벼락이나 태풍에 부러지고 말 것이다.

나무는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일 년에 한 번씩 나이테를 만든다. 부피생장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이와는 달리 대나무는 높이 생장이 끝나면 크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즉 그걸로 죽기 전까지 대나무의 높이가 되는 것이다.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기 때문이다. 의지. 나무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다. 겸손하며 차곡차곡 내면의 힘으로 거듭 성장한다. 키가 큰 허수아비를 지향하지 않는다. 조위는 평생토록 할 수 없이 많은 먼지를 먹었다 했다. 세상에 드러난 다는 것은 온갖 더러운 시궁창속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如是我聞’.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세상을 달관한 나무가 되라고......,

SNS 기사보내기
서예가 윤영화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