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민 교수가 곡우 무렵 산절로야생다원에서 찻잎을 따면서 찻잎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최성민 교수가 곡우 무렵 산절로야생다원에서 찻잎을 따면서 찻잎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끝 무리에 ‘춘의春意’를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차 책이 나왔다. 한국 전통 차와 차문화 복원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의 『한국 차 전통 제다와 수양다도의 핵심 원리-神妙신묘』(저자 최성민)는 20년 동안의 생생한 야생다원 현장 제다체험과 연구를 통해 선현들이 남겨준 한국 전통 녹차와 수양다도의 우수성을 주장해온 (사)남도정통제다 다도보존연구소 소장이자 본지 논설위원인 최성민 소장이 집필했다..

『神妙신묘』에서 저자는 “선현들은 차를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닌 ‘심신건강 수양 음료’로 보는 관점에서 제다와 다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놓았다. 그 연결축이 ‘신묘’이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신묘神妙’란 동양 사상의 자연과학이라 할 수 있는 기론奇論의 용어이다. 우주 자연의 생명에너지로서 최고도의 기氣인 신神이 파동적 통력通力으로 우주 만물을 연결하고 소통시키는 운동성 및 그 원리 또는 상태를 ‘신통묘용神通妙用’이라 하고, 이를 줄여서 ‘신묘神妙’ 또는 ‘묘妙’라 한다. 초의선사가 『동다송』에서 “채진기묘採盡其妙(찻잎을 딸 때 신묘함을 잘 담는다)”라고 했듯이, 한국 전통 녹차 제다는 차의 신묘를 담아내는 일이고, 한재寒齋 이목李穆이 『다부茶賦』에서 “신동기입묘神動氣入妙(신이 심신의 기를 활성화해 묘경에 들게 한다)”라고 했듯이, 녹차 다도는 차탕에 그 신묘를 발현시켜 끽다喫茶 명상을 통해 우리 심신에 전이시킴으로써 자연과 하나 되는 차생활 요결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과 학생들이산절로야생다원에서 제다실습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과 학생들이산절로야생다원에서 제다실습을 하고 있다.

이는 동양 3국 중 한국의 차문화에만 있는 특장점이다. 그러나 한국 차계와 차학계는 조상들이 일구어 전해준 전통 차문화의 이런 소중한 원리를 지금껏 제대로 해석해 내지 못하고 ‘영혼 없는 제다’와 정체불명의 ‘지향志向 없는 다례’에 매달려 있다. 따라서 오늘날 극심한 침체 상태에 있는 한국 전통 녹차와 정통 차문화를 살려내는 길은 ‘신묘의 보전’을 위한 녹차 제다, ‘신묘의 발현’을 통한 다도수양이어야 한다.

한국 차와 전통 차문화가 커피와 보이차 등 외래 기호품에 밀려 질식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神妙신묘』는 다른 차 책이나 차담론의 자리에서 듣기 어려운 분석·비판·대안을 통해 한국 전통 녹차와 차문화 부흥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명상과 힐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즈음 자연과 하나 되는 차 생활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한국 차와 전통 차문화가 커피와 보이차 등 외래 기호품에 밀려 질식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神妙신묘』는 다른 차 책이나 차담론의 자리에서 듣기 어려운 분석·비판·대안을 통해 한국 전통 녹차와 차문화 부흥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명상과 힐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즈음 자연과 하나 되는 차 생활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神妙신묘』에는 「‘초의차’ 환타지와 한국 전통 제다의 혼란」, 「옛 차 복원? “코끼리 만지기”라는 무지 또는 현혹」, 「‘구증구포’의 망상 · ‘차 명인’ 제도의 오지랖」 등 한국 전통 녹차와 차문화가 쇠퇴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에 대한 분석과 신랄한 비판 및 다산이 ‘다산차병’ 제다원리와 실제’ 등 창의적 대안이 실려있다. 또 한국 최초의 제다서로 알려진 이운해의 『부풍향차보』에 실린 ‘생배법生焙法’의 원리와 의의, 이덕리가 『동다기』에 소개한 진도 일대 사찰의 ‘증배법蒸焙法’ 제다의 의미 등, 지금까지 묻혀졌거나 경시돼 온 한국 전통 제다법과 그에 따른 뛰어난 녹차들의 의미를 재조명하여 현대 제다에 응용하도록 하였다.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가 강진에서 연 한국 수양다도 강좌 '한국 차, 무엇이 중헌디?'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가 강진에서 연 한국 수양다도 강좌 '한국 차, 무엇이 중헌디?'

특히 「다산의 차론茶論과 ‘다산차병茶山茶餠’ 제다의 한국 차문화사적 의의」에서는 지금까지 ‘떡차餠茶’와 혼동해 왔던 다산의 ‘차떡茶餠’을 식별해 내고, 다산이 ‘차떡’을 제다했던 원리와 목적, 차로서의 효능을 분석하여 ‘최고급 녹차’로서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요즘 무분별하게 성행하면서 전통 녹차 사양화를 가중시키고 있는 ‘옛 차’ 복원의 무모함 및 허위성, 보이차 맹종과 중국 차 사대주의 등 지금까지 한국 차계와 차학계가 보여온 퇴행적 행태를 지적하며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차와 전통 차문화가 커피와 보이차 등 외래 기호품에 밀려 질식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神妙신묘』는 다른 차 책이나 차담론의 자리에서 듣기 어려운 분석·비판·대안을 통해 한국 전통 녹차와 차문화 부흥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 명상과 힐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즈음 자연과 하나 되는 차 생활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한겨레신문 여론매체부장, 논설위원을 역임한 저자는 2003년 곡성 산절로야생다원 조성, (사)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설립 전통 차·차문화 복원운동을 전개 해왔고 『차와 수양』, 『차의 귀향』, 『차 만드는 사람들』, 『지허스님의 차』등을 저술했다. 최성민 지음. 책과 나무. 22,000원. 구입문의 010-3738-9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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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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