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라는 난생처음 듣는 낯선 수칙은 소중한 이들과 마주 보고 차 한잔을 하는 것도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타인과 마주 앉아 나누는 숨결과 눈빛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다정한 온기를 찾아 헤매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도 애틋하던 타인과의 시간이 벅차게 느껴지는 시간도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도무지 알 수 없는 타인의 마음속에서 헤매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찾기도 한다.

이런 순간들이 올 때면 차를 내리는 시간으로 위로를 받는 이의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 <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는 치열한 취재 현장과 차가운 뉴스룸에서 날마다 고군분투하는 기자이자 앵커 여인선 저자가 차를 내리는 시간 속에서 얻어왔던 따뜻한 차 한 잔만큼의 온기에 관한 이야기다. ‘차를 내리는 시간은 나를 아껴주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여인선 저자가 차를 마시며 알게 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차와 차의 시간, 그 속에서 만난 자신의 내면과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또, 차의 시간과 공간을 영화적 시선으로 담아낸 이현재 사진작가의 따뜻하고 깊이 있는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분류되어 있다. 1장에서는 차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차에 관한 기초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차의 분류와 차 내리는 법을 알려주고, 저자가 사용하는 다구를 직접 소개하며 다구 사용하는 법도 전한다. 2장은 열두 달과 사계절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차를 저자의 경험을 담아 소개한다. 저자가 마신 차가 어떤 맛과 향, 색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책을 보는 즐거움 중의 하나. 마지막으로 3장에는 차가 생산되는 산지를 찾아 떠난 차 순례기를 담았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차와 그 차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잊혀가고 있는 한국의 차와 그 명맥을 잇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장인들에 관한 글 속에는 저자의 애정과 관심이 듬뿍 묻어있다.

차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그 출발의 길잡이가 되는 안내서가, 이미 차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차를 마시며 느끼는 심상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되는 책이 될 것이다. 읽다 보면 점점 차가 궁금해지고 차가 좋아지는 책이다. 길벗.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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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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