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을 넘긴 차나무에서 4월 중순 즈음 찻잎을 따 정성들여 차를 만든다. 그 차가 봄, 여름, 가을을 넘기면 충분히 숙성되고 제대로 맛을 내게 되는데, 만추의 계절인 지금이 그 차가 가장 맛을 낼 때다.

하동은 우리나라 차의 본향이다. 기록에 의하면 서기 828년 중국에서 차 종자를 가져와 심었다는 곳이 하동이다. 그러니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다. 2022년 차 엑스포를 유치해서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한다. 산업까지 아우르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 차는 그래도 문화다. 다례가 문화의 전부가 아니다. 차는 생활, 음악, 미술, 관습, 무용, 제례와 같이 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소설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서는 이렇게 차를 설파했다. ‘시는 인공의 낙원이고 숲은 자연의 낙원이고, 청학동은 관념의 낙원이지만 한 모금의 차는 그 모든 낙원을 다 합친 낙원이다.’ 그래서 하동은 그 세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낙원 중의 낙원이다. 그 낙원이 펼쳐진다. 경남뿐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는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가 주관하는 ‘차밭음악회’를 통해서다.

놀루와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생활관광 프로젝트 주관사업체에 선정돼 ‘다달(茶月)이 하동’이라는 사업을 실행해 오고 있다. 그 중에 ‘차마실’은 말 그대로 차를 통한 여행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차밭음악회는 ‘차마실’의 세부 프로그램 중 하나로 그동안 간이음악회 중심으로 시행해 온 것을 본격적인 ‘차밭음악회’로 집중해서 개최하게 된다.

행사는 11월 20일 낮 1시부터 3시까지 2회에 걸쳐 화개면 소재 한밭제다에서 진행되며, 4∼5개의 차농가의 차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코로나19 속에 치러지는 만큼 사전예약 50명 한정으로 차밭음악회가 진행되며 여유롭게 하동을, 차를 즐길 수 있도록 차마실 자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놀루와 유투브를 통해 라이브로 음악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랜선 차밭음악회’도 동시에 진행된다. 참가비는 1인당 1만원이다.

행사를 준비한 놀루와 조준형 PD는 “2022 하동세계차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며 하동차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알릴 수 있도록 기획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코로나로 힘든 국민이 하동차를 통해 치유되고 여유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및 참가신청은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055-883-654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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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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